에버랜드가 고향 큰고니 ‘여름이’…낙동강 생태계 덕에 4600㎞ 날다

📌 Diğer 📰 Hankyoreh (KR) 🕐 2 saat önce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가 부산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무리들과 함께 러시아를 무사히 다녀왔다. 왕복 4600㎞ 거리인데, 자연 생존 능력을 증명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큰고니 ‘날개’(수컷)와 ‘낙동’(암컷)이는 1996년 전남 장흥군에서 사냥꾼 총에 맞아 다친 상태에서 구조됐다. 날개가 영구 장애를 입어 더는 날 수 없었다. 날개와 낙동이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로 옮겨졌다. 2021년 처음 알을 낳았는데, 새끼들은 죽거나 영구장애 상태였다. 2023년에 다시 알을 낳아 5월에 4마리가 부화했다.

에버랜드는 이들 중 건강한 3마리(봄·여름·가을)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훈련을 시키기로 했다. 같은 해 10월 국내 최대 큰고니 월동지인 부산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로 보냈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봄·여름·가을이에게 위치확인장치(GPS)를 달았다.

이들의 부모 날개와 낙동이는 지난해 에버랜드에서 죽었다. 을숙도에서 두 차례 겨울을 보낸 봄·여름·가을이는 지난해 봄 다른 큰고니 무리를 따라 하늘을 날았다. 봄·가을이는 연락이 끊겼고, 여름이는 신호가 잡혔다. 여름이는 울산과 북한을 거쳐 러시아 연해주까지 2300㎞를 날았다. 여름이는 그곳에서 지내다가 가을철 추위가 시작되자 남하했다. 지난해 10월 경북 영덕군과 경산시까지 내려와 겨울을 보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자신이 1년6개월을 지낸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를 1년여 만에 다시 찾았다.

여름이는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에서 한 달가량 머물며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고 4월에 러시아로 다시 떠났다. 최근 위치 추적 결과, 1년 전 머문 연해주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이가 부모의 고향인 러시아와 한국을 잇는 하늘길에서 보란 듯이 왕복(4600㎞)에 성공한 것이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가 야생 무리에 합류해 왕복 이주에 성공한 최초 사례다. 인공 포육 개체가 생존한 것을 넘어 야생의 복잡한 이주 본능을 완벽히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생태학적 성과이고, 낙동강하구의 생태학적 가치가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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