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내가 정한다” 청년 목소리…‘바퀴벌레당’이 던진 질문 [유레카]

📌 Diğer 📰 Hankyoreh (KR) 🕐 2 saat önce

‘인간 바퀴벌레’들이 지난 6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의 대표 집회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로 쏟아져 나왔다. 의대 입시 시험지 유출 사태에 분노한 수천명의 바퀴벌레들은 “교육부 장관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이번 시위는 갓 창당한 ‘바퀴벌레국민당’(CJP)의 첫 공개 행동이었다. 정당의 도발적인 이름은 인도 최고위층의 망언에서 따왔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은 법정에서 실업 상태 청년을 기생충과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이튿날 미국에 사는 인도인 아비지트 딥케(30)가 세상의 모든 바퀴벌레를 위한 바퀴벌레국민당을 만들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을 패러디한 가상의 정당이었다.

인도 청년들은 “나도 바퀴벌레”라며 열광했다. 바퀴벌레당 누리집 회원은 9일 기준 100만명을 넘겼고, 상당수는 제트(Z)세대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300만명에 가깝다. “이제는 농담을 넘어서는 단계”라는 딥케의 말처럼 정치 풍자로 시작된 이 온라인 밈은 청년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극심한 청년 실업률, 교육 시스템 붕괴 등에 절망한 청년들이 거리로 나오자 인도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11일에도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들은 조롱과 멸시가 담긴 바퀴벌레라는 단어를 저항과 연대의 상징으로 단숨에 바꿔버렸다. 성소수자를 비하하던 ‘퀴어’, 여성을 깔보던 ‘슬럿’(잡년)과 같은 모욕적인 호명을 당사자들이 되받아치며 의미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재전유’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내 이름은 내가 정한다”며 정치권의 호명을 거부하는 청년의 목소리는 한국에서도 나온 지 오래다. 2022년 대선 당시에도 “2030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의 집토끼가 아니라 호랑이다” “보통 남성은 ‘이대남’(20대 남성)이 아닌가”라고 외친 이들이 있었다. 청년을 향한 편견과 혐오는 강화하고, 정당의 전략 실패는 가리는 프레임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말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청년이 자기 정체성을 정의할 권리는 지난 4년간 존중받지 못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두고 “2030 여성 집토끼의 이탈” “이대남의 보수화 재확인”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정치 조직을 만들기보다 기성 정당에 경고를 보내는 청년이 대부분이다. 그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길 바란다.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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