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노동삼권 배제된 이들 고통에 절박하게 응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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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 3권 한국노동운동사(한내)를 낸 김태연(66) 노동자역사 한내 수석연구원은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이다.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한 학기를 앞두고 1983년 학내시위로 구속·제적된 그는 이듬해부터 현장 노동운동가의 길을 갔다. 공장에 들어간 뒤에도 노동자 권리 확보를 위해 싸우다 세차례 해고되었고 1991년 경수노련 사건과 2011년 용산참사 범대위 활동으로 다시 구속 고초를 겪었다.

그는 개별 노조를 넘어서 노동자의 힘을 모으기 위한 활동에도 분투했다. 1995년 출범한 민주노총에서 조직국장·사무차장·정책기획실장 등 주요 직책을 거쳤고, 앞서 전국노운협 정책기획부장과 전노협 법규부장으로도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론 민중연대 활동에 힘을 쏟아 용산참사와 쌍용차 범대위 상황실장, 세월호 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박근혜 퇴진행동 재벌구속특위장 등을 맡았다.

지난 10여년은 ‘노동자계급 정당’ 건설 운동에 투신해 2016년 사회변혁노동자당(2022년 노동당과 통합) 창당을 이끌고 2018년부터 3년 동안 당 대표도 지냈다.

40여년을 오롯이 현장노동운동과 전국 노동운동단체·민중연대체·진보정당 활동에 바친 이런 이력은 그가 왜 이번 책의 저자로 선택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아울러 이 책이 노동조합 활동의 외연을 넘어 진보정당 운동과 노동자의 민중연대 활동까지 그물망을 펼쳐 세밀하게 짚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는 2022년 초 한내로부터 집필 의뢰를 받고 꼬박 4년의 세월을 이번 책 출간에 바쳤다. 지난 5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은 제목과 달리 1980년 이후 한국노동운동사만 다룬다. 그가 집필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는 목차 구성을 보면 1부가 1980년 광주항쟁에서 1987년 민주화 항쟁까지, 2부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서 1995년 민주노총 건설까지, 3부는 1996년 노동법개정 총파업부터 2007년 정당 건설운동까지다. 4부는 2008년 자본주의 공황에서 2014년 사회연대투쟁, 5부는 박정희 정권 퇴진 투쟁에서 윤석열 내란 사태까지 살폈고 마지막 6부 주제는 한국노동운동의 현재와 미래다.

“그간 책으로 정리가 안 되었던 1990년 전노협 창립에서 현 노동운동까지를 다뤘으면 하는 한내 쪽 주문도 있었고 저 역시 1980년을 기점으로 한국노동운동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관점이었거든요. 1970년대에 민주노조운동이 있었지만 한국노총이라는 조직 구조 속의 노동운동이었어요. 1980년을 기점으로 노동자계급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한 운동이 본격화했죠.” 덧붙였다. “지난 40여년 전국적이고 자주적인 노조 대중조직과, 내용적으로 부족함은 있지만 산별 노조의 틀을 갖췄고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진전했어요. 이는 1980년 이후 한국노동운동사의 가장 빛나는 성취입니다.”

그는 책에서 조봉암이 1959년 만든 진보당 이후 첫 진보정당인 민중의당(1988년 3월 창당) 이래 현재까지 진보정당 건설 운동사를 면밀하게 꿰뚫는 한편, 지난 40여년 진보운동을 관통한 노선 투쟁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1부에서는 광주항쟁 1년 뒤 학생운동 내에서 벌어진 ‘무학(무림·학림) 논쟁’까지 다뤘다. 이 논쟁에서 무림 쪽은 소모적인 시위 대신 노동자계급의 운동역량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학림은 학생운동이 앞서 시위를 이끌어 대중투쟁의 기폭제 노릇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책에 진보운동의 사상 투쟁 흐름이 폭넓게 서술된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 책 독자가 주로 새로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일 것 같은데요. 이들을 보면, 예전보다 훨씬 자기가 노동하는 것에만 갇혀 있는 것 같아요.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덜해요. 사실 노조 운동은 민주화 운동이나 성소수자 차별 철폐 운동과도 다 연결되어 있어요. 이런 점을 알려주고 싶었죠. 무학 논쟁의 쟁점도 노동운동에서 대중성과 선도성입니다. 이는 현 노동운동의 쟁점이기도 합니다. 40여년 전에도 이 고민을 가지고 논쟁하면서, 대립할 것은 대립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했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죠.”

그가 보기에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이 싹틔운 변혁운동 노선은 전노협 시절만 해도 ‘노동해방’이란 슬로건 아래 살아 있었으나 민주노총 설립 이후 ‘사회 개혁’과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내세우면서 변혁성의 퇴조를 불렀다. 이를 잘 드러내는 사례가 김대중 정부 시절 노사정 합의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리해고안을 받아들인 점이란다.

‘노동자역사 한내’ 의뢰로 4년 집필 광주민중항쟁부터 최근까지 다뤄 “노동조건 개선은 진전 있었지만 자본의 노동시장 구조 변화 시도를 노동운동이 못따라가 불평등 커져” “2017년 시작 ‘체제전환 운동’에 기대”

“서구 노동운동사에서도 노동자들이 힘이 달리면 자본에 양보도 합니다. 하지만 그 경우도 대개는 노동자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고용을 지키려 임금을 양보하는 식이죠. 하지만 1998년 민주노총은 노조 상급조직의 합법성 쟁취와 노동자의 고용을 맞바꿨습니다.”

그는 ‘1998년 통한의 합의’ 이후 노동 현장에서 노사 협조주의 흐름이 커지면서 민주노총의 조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봤다.

“경제위기가 오고 구조조정이 닥치면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 판단하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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