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놓고 노사 대립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네 번째 전체회의에서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실태가 공개되며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필요하다는 노동계의 강력한 주장이 제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지난 4일 3차 회의에 이어 특수고용(노무제공자), 플랫폼, 프리랜서 등 정해진 일을 수행하고 보수를 받는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확대 적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노동계는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생존의 문제’라며 ‘올해 최저임금 적용이 이들에게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도 일부 공개됐다. 이날 발제를 담당한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고용노동부의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 결과 일부를 인용해 “도급제 노동자의 노동 시간이 임금노동자들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 실제 일한 시간 등을 측정해 ‘표준노동 시간’을 산출해 총 수수료에서 필요경비를 제외한 ‘순소득’을 표준노동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임금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택배 노동자, 가정 방문 설치 노동자, 학습지 방문교사 등 6개 직종 65만1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를 보면, 도급제 노동자들은 한 달 평균 19.3∼22.2일, 하루 7.4∼8.8시간으로 임금노동자들과 노동 시간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한 대가를 기업·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지급한다’고 응답한 도급노동자가 93%에 달했으며, 고객·플랫폼의 업무지시를 받는다는 응답은 74%로 나타나 보수나 업무·시간을 사용자가 통제하는 종속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수많은 현장의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이 대기 시간, 이동 시간 등을 보상받지 못해 ‘사실상 최저임금 미달’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며 “올해 최임위에서는 도급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라는 역사적 결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도급제 노동자 중 특수고용(노무제공자)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재확인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특고 종사자는 법원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영업자와 같은 개인사업자”라며 “노동자로 인정받지 않은 특고 종사자의 자율성과 선택권은 자유롭게 활용하되, 노동자의 지위도 적용받겠다는 것은 사업자와 노동자의 지위에서 유리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누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역시 “무리한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이 수많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들의 생존과 일자리 보전을 위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로 넘어가야 한다”고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를 재차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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