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가 기업에 관여할 때 ESG 요소도 고려”…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용되어온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를 코스피 지수 8천 시대에 걸맞은 실질적인 책임투자 규범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한국이에스지(ESG) 기준원(이하 기준원)과 한국거래소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기준원은 이달 26일까지 공개적으로 의견수렴을 받은 뒤, 이날 나온 전문가 의견과 종합해 개정안을 확정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고객이 맡긴 돈을 성실히 관리하는 ‘청지기’처럼, 투자한 기업의 가치와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책임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라는 원칙이다. 상법·자본시장법 등 법제화된 규범과 달리 기관 투자자들이 코드 가입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유연하게 이행할 수 있어 연성 규범(soft law)으로 불린다.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말 제정된 이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고, 기관투자자의 관여활동 이행·점검 체계도 부실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자본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의 관여 활동이 효과적이어서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내실화해야 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로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를 약속했다.

이날 기준원이 내놓은 개정안의 핵심은 기관 투자자의 주주 관여를 단순히 넓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질성·설명책임·사후점검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하는 자산을 기존 국내 상장 주식에서 채권,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 주식, 해외 자산 등으로 자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 및 지속가능성을 비재무적 요소로 명시해, 단순히 윤리 구호가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의 장기가치와 연결해서 주주관여 활동을 하도록 한다 △기관 투자자끼리 힘을 합치는 ‘협력적 관여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주주 관여의 대상도 기업과의 대화, 의결권 행사에 그치지 않고 투자 확대·철회 등 투자의사 결정 전반으로 넓힌다 △개정 상법의 주주 충실 의무를 반영해 투자 대상 회사 이사회가 회사와 주주를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하는지 점검하도록 한다 △기관 투자자가 수탁자 책임 활동 지침을 반드시 마련하도록 하고, 관여 단계와 점진적 강화(escalation) 절차, 정기 보고와 보고서 제출로 설명책임을 높인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을 위해 기관 투자자가 매년 활동 보고서를 기준원에 제출하도록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 코드 개정 필요성을 3년 마다 점검하고, 참여 기관들의 수탁자 책임 이행 수준을 매년 점검하도록 한다 등이다.

이날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개정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효성 있는 책임투자 규범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 맞는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정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나 실행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9일 개정안에 대해 논평을 내고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유도할 실질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을 스튜어드십코드 발전 위원회(이하 발전위원회)가 담당토록 하고 있으나 기준원이 위촉하는 비상근 민간위원회가 257개에 이르는 기관투자자의 코드 이행을 점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준원이 사무국으로서 실무를 지원한다 해도 이들 역시 관련업무 담당자가 2∼3명에 불과해 충분한 지원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기준원이 기관대상 영업을 하고 있어 방화벽을 세운다 해도 이해상충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인적·전문적 역량을 갖춘 금융감독원이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이행 점검 결과의 공개에 대한 내용이 개정안에 들어있지 않고, 미이행 기관에 대한 코드 참여 배제 권한을 명시적으로 발전위원회에 부여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청회에서는 이번에 새로 들어간 이에스지(ESG) 등 지속가능성 요소에 대해 그 범위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남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김지안 부산대 교수(법학전문 대학원)는 “이에스지 등 지속가능성 요소는 별도의 독립적 목적이라기보다는 고객과 수탁자의 장기적 이익과 투자자산의 장기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서 고려하는 요소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국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통해 한 것처럼, 우리도 이에스지보다 더 넓게 시장 및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 리스크’란 개념을 도입해 지정학·공급망·인공지능(AI)·사이버보안 등을 다룰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ESG 확대가 자칫 거버넌스 문제를 희석하는 ‘ESG워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은 기후변화나 사회공헌의 부족이 아니고 지배주주 중심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결여”라며 “가이드라인에서 ESG를 수평적으로 동일하게 다루면 지배주주가 불공정 합병 등으로 일반 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도 우리는 친환경 투자를 늘렸다는 식으로 강변하는 ESG 워싱의 면죄부를 줄 위험성이 있다”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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