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팝스타 배드 버니와 만나...‘반트럼프’ 공통분모
‘21세기 라틴계 팝 아이콘’으로 불리는 가수 배드 버니가 레오 14세 교황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온 두 인물의 만남은 스페인을 비롯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각) 교황청 공식 매체 바티칸 뉴스와 스페인 공영방송(RTVE) 등 보도를 보면, 레오 14세는 전날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배드 버니(본명 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와 만났다. 배드 버니는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가톨릭 행사장을 찾았으며, 교황과 비공개로 짧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배드 버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올해 2월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서는 등 현재 미국 대중 문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라틴계 스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레오 14세가 교황 자격으로 스페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오 14세는 지난 7∼8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가톨릭 청년 행사에 참석해 미사를 집전하고 청년 신자들과 만났다. 지난 7일 야외 미사에는 약 120만명이 몰렸다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마침, 마드리드 공연 일정으로 현지에 머물던 배드 버니와 교황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과 '21세기 라틴계 팝 아이콘'의 조우에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레오 14세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관련해 평화를 촉구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해 왔고,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추방·단속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스페인 방문 중에도 “사회와 역사에 대한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담론을 접어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드 버니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대표적 라틴계 연예인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월 그래미 시상식에서 스페인어 앨범으로 상을 탄 뒤 수상소감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2024년 미국 대선 때는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배드 버니의 슈퍼볼 공연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유로뉴스는 배드 버니가 어린 시절 고향인 푸에르토리코 베가 바하의 성당에서 복사로 봉사하고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이번 만남이 단순한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교회와 현대 대중문화의 대화를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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