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생산-호남 후공정…‘반도체 이원화’ 전략 통할까?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말에 공식화할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이들 기업의 ‘반도체 공장 이원화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에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을 두고 호남에는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패키징 거점을 두는 방식으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꾀하려는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연구개발·생산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정착시키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올해 초부터 지역 투자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평택과 이천에 이어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만큼, 이들 기업은 반도체 칩을 만드는 전공정보다는 상대적으로 입지 제약이 덜한 패키징 공장을 호남에 분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앞서 한겨레는 이들 기업이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한겨레> 6월9일치 1·9면)

패키징 공장은 제조 공정을 거친 반도체 칩을 완제품으로 만들어내는 후공정 작업을 하는 곳이다. 웨이퍼에 회로를 새겨넣는 등 미세공정을 하는 전공정 팹(생산라인)보다 전력과 용수가 적게 사용된다. 후공정 작업은 애초 단순조립 과정에 그쳤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이 공정은 인공지능 칩 사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성능이 높아지면서 미세공정 단계 대신 고성능 반도체를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새로운 승부처가 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패키징 시장 규모가 지난해 335억 달러(약 50조원)에서 2035년 953억 달러(약 145조원)로 연평균 1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이 분야의 압도적인 기술 강자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다. 미국 엔비디아가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국내 메모리 제조사가 만든 고대역폭메모리 등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칩을 모아서 연결하는 자체 ‘코워스(CoWoS) 패키징’ 기술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고성능 인공지능 칩 시장의 ‘큰 손’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티에스엠시에 줄을 서는 이유다. 디(D)램 칩들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고대역폭메모리 역시, 패키징 기술에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이 좌우된다. 이 분야 수요가 늘고 티에스엠시도 공격적인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후공정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키징 거점을 호남권으로 분산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티에스엠시도 대만 내 여러 곳에 거점이 흩어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남권 분산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늘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물류비 부담이 낮은 편”이라며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산업 안보 차원에서 경기 남부에 쏠려 있는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핵심은 인력 유치”라며 “수도권과 그 인근에 생활 기반이 있는 직원들을 호남으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진통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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