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투표지 1900매 적힌 상자 사라져”…법원, 증거보전 불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증거 보전을 위해 잠실7동 2투표소에 대한 검증에 나섰던 법원이 결국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철수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3시께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에서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에 대한 증거보전을 위한 검증을 실시했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선거소청을 제기하기 위해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동부지법은 전날 김 위원이 신청한 증거 가운데,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함 등 일부 증거물에 대해서만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이 이날 확보하고자 했던 핵심 증거물은 ‘인쇄매수 1900매’ 표기가 있는 투표용지 보관 상자였다. 김 위원은 이에 대해 “1900매는 이곳 선거구 총선거인 수인 3856명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량으로 선관위가 애초 자신들이 정한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부분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증거보전 집행 과정에는 김 판사를 비롯해 신청인인 김 위원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참관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도 현장을 찾아 올림픽공원 개표소 등에 대한 증거보전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이날 오후 2시55분께 현장에 도착해 3시6분께 투표소가 마련됐던 경로당 1층에 진입했다. 증거보전 절차는 약 20분가량 이뤄졌다. 김 판사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철수했다. 뒤이어 나온 김 최고위원은 “1900매가 기재된 투표용지 보관함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갔으나, 이미 다 치우고 없어서 추가로 확보한 증거가 없다”며 “선관위에 보관 의무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증거보전 불발이 예견된 사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 3일을 전후해 이곳에서 봉쇄시위를 벌이던 이들이 투표소 내부에 진입했던 데다, 이날 오후 2시께에도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등 현장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투표용지 상자의 행방은 묘연하다. 김 위원은 “우선 선관위에 증거보전과 함께 신청한 사실조회 사항들에 대해 최대한 빨리 답변을 달라고 했고, 답변 내용을 보고 추가로 올림픽공원 개표소 내 투표용지 등에 대해 증거보전을 신청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투표용지 매수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올림픽공원 개표소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에 대해서는 법원과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구별 투표용지 인쇄 매수, 해당 선거인수 및 인쇄 비율, 잠실7동 2투표소 시간 연장의 결정 주체 및 결정 시각과 법적 근거 등에 대한 사실 조회를 요청해둔 상태다.
서울 동부지법은 이날 “검증목적물이 검증 장소에 존재하지 않아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통해 보관 상자 등의 소재지가 특정되면 다시 같은 목적으로 검증기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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