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조약기구 위원장회의, 한국에서 열 때다 [왜냐면]

📌 Diğer 📰 Hankyoreh (KR) 🕐 7 saat önce

올해는 유엔 자유권규약과 사회권규약이 채택된 지 60년이 되는 해다. 세계인권선언이 선포한 인간 존엄의 이상을 처음으로 법적 의무의 언어로 옮긴 이 두 규약은 오늘의 국제 인권법이 서 있는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 규범이 만들어지던 1960년대에 한국은 그 자리에 없었다. 전쟁과 가난, 권위주의의 시간을 지나던 한국은 국제 인권질서를 함께 설계하는 나라가 아니라, 그 질서의 보호와 도움을 받는 나라였다. 6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자리는 달라졌다. 현재 10개 유엔인권조약기구 가운데 4개 기구에서 한국인 위원이 활동하고 있고, 그 가운데 자유권위원회와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인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나아가 10개 인권조약기구의 위원장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유엔인권조약기구 위원장 회의’의 의장도 한국인이다. 적어도 인권 전문가의 자리에서 한국은 이미 국제 인권질서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유엔인권조약기구는 각국이 비준한 인권조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정기적으로 심의하고, 미흡한 법과 제도, 관행의 개선을 권고한다. 또한 개인 진정 절차를 받아들인 나라에서는 인권을 침해당한 개인이 직접 위원회에 구제를 호소할 수 있다. 국내에서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기본권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 침해를 바로잡듯, 유엔인권조약기구는 국제사회 차원에서 인권규범에 구체적이고 살아 있는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런데 이 제도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유엔 전체가 유례없는 재정난에 빠지면서 인권조약기구의 회기가 줄고 인력이 축소되었다. 국가보고서 심의가 뒤로 밀리고, 피해자가 제기한 개인 진정의 처리도 기약 없이 늦어진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에게는 정의가 그만큼 지연되는 일이고, 각국에는 의지할 국제 인권 기준이 흐려지는 일이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이 예산 부족으로 사건의 절반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지금 인권조약기구가 처한 위기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이 위기를 계기로 인권조약기구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다음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위원장 회의가 열리고, 그 전후로도 각국 정부와 세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여러 회의가 이어진다. 재정 위기, 업무 방식, 절차 중복, 인권조약기구 독립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논의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기후변화, 국가를 넘어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주체들까지, 달라진 환경에 국제 인권체계를 어떻게 맞춰 갈 것인지도 함께 다룬다. 제도의 미래가 바로 이런 자리에서 가닥을 잡아 간다. 그러나 한국인 위원들이 전문가로서 이 논의를 앞장서 이끄는 것과 달리, 정부 차원의 참여는 아직 본격적이지 않다. 아쉬운 일이다. 한국은 더 이상 국제 인권질서의 주변부에 머물 나라가 아니다. 지금의 인권조약기구 개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글로벌 정의에 대한 기여일 뿐 아니라, 한국 외교가 국제 규범 형성 과정에서 실질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6월의 공식 회의만으로는 지금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제도 개혁이 시급한 올해일수록, 위원장들이 연말에 다시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권·사회권규약 60주년의 끝자락, 12월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전후하여 이 회의를 한국에서 열 것을 제안한다. 위원장 회의를 한국인이 이끄는 바로 그해에 우리 정부가 그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개혁 논의에 한국의 목소리를 더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분명한 길이다. 필요한 것은 거창한 예산이 아니라, 그 자리를 우리가 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결단이다. 이는 단순한 국제회의 유치가 아니다. 한때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한국이 이제 그 도움에 보답하고, 제도 개혁에 제 몫을 하는 일이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국제질서는 예측 가능한 법질서와 공정한 절차 위에서 세계를 무대로 일하는 우리 국민과 기업에게도 든든한 바탕이 된다. 보편적 인권의 확산은 도덕적 책무인 동시에 한국의 장기적 국익과 맞닿아 있다. 60년 전 우리는 국제 인권체계를 만드는 자리에 끼지 못했다. 다가올 60년은 달라야 한다. 이제 한국이 국제 인권의 미래를 설계할 때다. ※이 글은 서창록(유엔 시민적·정치적권리위원회 위원장 겸 인권조약기구 위원장회의 의장)​·이주영(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권리위원회 위원)·정진성(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김미연(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썼습니다.

📌 Kaynak

Bu özet Hankyoreh (KR) kaynağından otomatik derlenmiştir. Tamamı için orijinal habere gidin.

Orijinal haberi oku →
📱
News AI World — Mobil uygulama
Bu haberleri 45 dilde, anlık çeviriyle cebinde. Erken erişim için Gmail adresini bırak.
← Tüm haberlere dö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