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공정’에 민감한 2030, 정쟁에 선 긋고 ‘참정권 침해’에 경종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왜 2030 세대만 일어날 만한 사안으로 여겨지는지, 왜 전 국민이 일어날 사안으로는 여겨지지 않는지가 의아했습니다.”
10일 전국 18개 대학 캠퍼스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공동 시국선언에 나선 취지를 묻자, 돌아온 학생들의 답변이다. ‘참정권 침해’라는 헌법적 가치 훼손 앞에서도 미온적인 제도권의 반응에 대한 ‘의아함’이 이들이 목소리를 내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학생들은 정파적 유불리에 따라 사안을 축소·왜곡하려는 진영 논리를 경계하며, 이 사안이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참정권을 지닌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절차적 공정성’이 무너진 이번 사태에 대해 예상보다 둔감한 사회의 반응을 시국선언의 계기로 꼽았다. 민주화 이후 태어난 청년들에게 공정한 투표권 행사가 당연한 ‘기본값’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 상식적인 질서가 한순간 무너졌음에도 기존 제도권은 정치적 셈법을 따지기에 바빴다는 지적이다. 이재홍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은 “모두가 공정하게 누려야 할 투표권이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받은 사안”이라며 “이토록 심각한 문제에 우리가 분노하고 목소리를 높이는데도, 왜 제도권은 이리도 잠잠한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들은 이런 사안이 정쟁으로 소비되는 현실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연우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참정권 침해를 회복할 올바른 절차를 찾기보다, 사안을 다시 흑백 논리와 당파 논쟁으로 가두려는 움직임을 우려했다”며 “정쟁을 떠나 문제를 제기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이지민 고려대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선관위 구조 개혁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특정 정파의 주장에 엮이게 되면 목소리의 파급력이 반감될 것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청년들은 극우적 음모론에 기댄 ‘부정선거’ 프레임은 물론, ‘재선거’라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요구사항마저 의식적으로 배제했다. △국정조사·특검 등 진상조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구조 개혁 △시민 참여형 감시기구 구성 등 3대 요구 사항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연우 총학생회장은 “재선거의 필요성이나 이행 가능 여부를 따지기 전에, 실제 피해자와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 확정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며 “현재로서는 ‘철저한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18개 대학교 학생회 지휘부 위주로 꾸려진 이번 선언이 향후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기존 제도권이 정치적 유불리의 ‘렌즈’로 사안을 비틀어 보던 시각을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걷어내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선거라는 단어도 배제하고 선관위 개혁에 집중한 학생들의 태도는 성숙한 것”이라며 “기존 제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기려 했던 참정권 침해라는 보편적 이슈에 대해 젊은 세대가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mail protected] 조해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찬희 기자 [email protected]
📌 Kaynak
Bu özet Hankyoreh (KR) kaynağından otomatik derlenmiştir. Tamamı için orijinal habere gidin.
Orijinal haberi ok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