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품 뒤지고 경찰 모욕까지 막 가는데…‘개표소 시위대’ 강제해산 못하나

📌 Diğer 📰 Hankyoreh (KR) 🕐 6 saat önce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인 서울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시위 참가자들이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의 출입을 막고 소지품을 수색하는 ‘사적 검문검색’을 벌이거나 현장 경찰을 모욕하는 등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경찰들 사이에서도 지휘부의 소극적인 대응 지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이 대규모 충돌 우려와 실효성 문제로 강제 해산에 나설지 고심하는 모양새다.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 직원들은 전날에 이어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시위대 봉쇄에 가로막혔다. 이날 체육단체 직원들과 함께 시위대 설득에 나선 경찰은 시위 참가자 대표와 동행해 내부 물품만 챙겨 나오는 방안까지 제시했지만 결국 출입은 불발됐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시위대에) 집행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겨우 협의를 해놓아도 다른 사람이 튀어나와서 왜 그렇게 하냐고 반발한다”며 “경찰 대응도 소극적”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장 경찰관들을 향한 폭력도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관을 둘러싸고 “중국 공안이 아니냐”며 공무원증 제시를 요구하거나, “하청 경찰” “용역”이라 부르며 조롱했다. 지난 5일 참가자들에 둘러싸인 채 모욕을 당했던 김민규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경정)은 전날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앞으로 시위 양상은 어디까지 경찰이 용인해줄 것인지 시험하는 수준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피해 경찰에 대해)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심리상담 연계 등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요건을 조성하겠다”며 “정당한 직무를 수행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불법행위는 서울청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신고도 하지 않은 미신고 집회인 데다 폭력성이 도를 넘으면서 우려가 커지지만, 봉쇄 시위 현장의 독특한 조건이 경찰 대응 발목을 잡고 있다. 시위대에 가족단위 참가자나 어린이까지 포함되어 있어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까다롭고, 집회를 이끄는 주체가 모호해 시위대 내부 통제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최자가 없는 시위 특성상 기동대를 투입해 무리하게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가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설령 해산하더라도 이들이 언제든 다시 모일 수 있어 강제 진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즉각적인 강제 해산보다는 개별 참가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건강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서울 송파경찰서장 대신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을 현장 관리에 직접 투입했다. 현장 기동대 인력은 약 300여명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갈등을 조정하고 설득하는 대화 경찰도 3~4배가량 증원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현장 경찰관도 제복 입은 시민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올려 “잠실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을 향한 일부 시위대의 모욕과 조롱이 도를 넘어섰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도 없고 용납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백주 대낮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제복을 입은 ‘시민’”이라며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고 있는 경찰에 대한 폭력행위는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민주주의 공론장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토론은 마땅히 보장돼야 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며 “현장 경찰관과 주변 시민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폭력행위가 더이상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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