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너무 오래 끄는 이란, 대가 치러야”…공습 재개 위협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미군 헬기 추락 사건을 계기로 다시 군사적 공방을 주고받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이란에 공습 재개를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한 전화 회견에서 이란이 종전협상에서 시간만 끌고 있다며 미군에게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공격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나는 (폭격을) 계속할 수도 있다. 그들은 협정에 서명하고 살아남을 기회가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에게 매우 좋았을 협상을 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해, 군사공격을 시사했다.
앞서, 전날 미국은 이란이 미군 헬기를 격추했다며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레이더 시설을 공습했고, 이란은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일단 양쪽 모두 공격 범위와 수위를 제한한 정황이 있어, 전면전 재개보다는 ‘관리된 보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나 상황은 격화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9일 성명을 내어 “군 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전날 미 육군 AH-64 아파치 헬기가 격추된 데 대한 대응이며, 미 공군과 해군 전투기가 정밀유도 무기를 사용해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시설,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확전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이날 오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상황실에 있다가 미군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기 전에 통보를 받았다며 이번 공격은 “비례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미국 언론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해당 헬기가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에 맞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드론이 의도적으로 헬기를 겨냥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설명도 나왔다. 헬기에 타고 있던 미군 2명은 미 해군 무인 수상정의 도움으로 약 2시간 만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무인 수상정을 이용해 해상 인명을 구조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알려졌다.
이란은 헬기 격추 책임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란 영토 인근의 외국군은 항상 위험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다른 언어도 할 줄 안다”고만 밝혔다.
미군 공습 뒤 이란은 곧바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10일 “미 공군·해군기지의 목표물 21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의 F-35 전투기 격납고와 지휘통제센터 등 주요 목표물 4곳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본부와 쿠웨이트 알리알살람 기지 등도 공격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주변국은 목표물을 파괴했다는 이란의 주장을 부인하거나 축소했다.
양쪽 모두 국내 정치적 명분을 챙기면서 본격적인 확전은 피하는 ‘관리된 보복’을 하고 있으나, 협상 진척이 없다면 충돌이 잦아질 우려도 크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때마다 ‘자위적’, ‘비례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확전 의도가 없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미 중부사령부가 공격 대상을 호르무즈해협 주변의 방공·관제·감시 시설로 한정하고 “비례적 대응”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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