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호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은 본질 왜곡한 미봉책”
환경단체들이 최근 반도체 기업과 정부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호남의 반도체 패키징(포장) 공장에 대해 “송전망 갈등과 에너지 정의를 외면한 기만이고, 수도권 집중 정책을 고수하는 비겁한 꼼수”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용인 반도체 산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11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최근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수조원대의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공장을 신설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한 국면 전환용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호남 투자는 용인 반도체 산단과 송전선로 건설 갈등을 은폐하려는 정부의 기만적인 생색내기다. 지역 균형 발전과 수도권 일극 극복은 용인 반도체 산단의 재검토와 분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행동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일 산단에 원전 7~10기에 달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과 천문학적인 물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것은 비수도권의 희생을 바탕으로 초고압 송전선로를 전국에 문어발식으로 깔아야 가능하다. 이에 대한 비판과 갈등이 고조되자, 정부는 용인에 지어질 반도체 산단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규모가 작은 반도체 패키징 공장 몇 개를 (지역에) 신설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방에 패키징 공장을 몇 개 더 짓는다고 용인 반도체 산단이 초래할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문제가 걷히지 않는다. 초고압 송전탑 건설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멈추려면 땜질식 투자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에너지·산업 구조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으로 전국행동은 △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전제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 전면 재검토 △용인 반도체 산단으로 인한 전력·물 등 사회적 비용 평가 △전력 다소비 기업을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한 지역으로 분산·재배치 △전국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 철회 △ 지역 균형 발전과 에너지 지산지소 정책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봉렬 시민기자도 이날 오마이뉴스에 쓴 글에서 “이미 경기 파주와 전남 광주에 세계적 패키징 공장이 들어서 있지만, 패키징 공장은 투자비가 반도체 팹(제조 공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반도체 생태계도 만들지 못한다”며 “반도체 시설 투자가 패키징 공장의 10배 이상이고 거대한 공급망을 움직이는 반도체 팹을 지어야 자생력을 갖춘 반도체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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