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무역협정 갱신할지 모르겠다”…미·캐·멕 자유무역체제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갱신 여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자유무역 체제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최근 협정 연장을 공식 제안한 가운데, 자동차·철강 관세를 둘러싼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협정을 갱신할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캐나다가 가진 것도, 멕시코가 가진 것도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를 더 잘 대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달 초 멕시코와 캐나다가 각각 미국에 서한을 보내 협정 연장 의사를 전달한 지 약 열흘 만에 나온 반응이다. 멕시코 매체 ‘라 호르나다’에 따르면 이달 초 멕시코 쪽에서는 미국에 서한을 보내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과 북미 경제의 안정성을 위해 무역협상을 16년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캐나다도 별도 서한을 통해 협정이 북미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 5월 말 미국 협상단이 멕시코를 방문한 데 이어, 다음 주엔 멕시코 정부가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20일에도 추가 협상이 잡혀 있다. 캐나다 정부도 이달 초 무역장관을 워싱턴에 보내 제이미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났으며, 세부 협의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아직 미국과 공식적으로 무역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북미 3국의 무역협정은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한 것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타결된 뒤, 일부 수정을 거쳐 2020년 발효된 바 있다. 이는 북미 최대 무역협정이며 대체로 관세 없는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무역협정은 일몰조항에 따라 6년마다 협정 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해, 올해 7월1일까지 첫 공동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세 나라가 협정 유지에 합의하면 그 시점부터 16년의 유효기간이 새로 설정된다. 합의하지 못해도 협정은 즉시 종료되지 않고 매년 재검토를 거쳐 2036년까지 유지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공동 검토는 다음 달 1일을 넘어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무역 긴장을 고조시켜 온 만큼, 협정이 순조롭게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은 애초부터 많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도 이번 북미 무역협정의 연장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향후 자동차 등 핵심 산업 규정을 둘러싼 장기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만을 표하면서도 완전한 탈퇴를 바라는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아, 당분간 협정의 연장·개정을 둘러싼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협정 당사국은 6개월 전 통보를 거쳐 언제든 협정에서 탈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업 등 핵심 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협정 개정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이 협정 원문을 손질하겠다고 나설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협정 개정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미 3국 간 무역협정은 연간 약 2조달러(약 3056조원) 규모의 북미 교역을 뒷받침하며 자동차·농업 등 여러 산업을 긴밀하게 연결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9000억달러(약 1375조)가 넘는 상품을 수입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미국 농업·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자유무역 지지 단체 ‘농민을 위한 자유무역’ 대표인 밥 헤메사스는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을 갱신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에 농민들은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연장하고 강화하지 않는 것은 미국 농업에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캐나다로부터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은 내가 아는 어떤 농장 현실과도 맞지 않다”며 “미국이 수입하는 칼륨 비료(포타시)의 80%를 캐나다에 의존하고 있고,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 농산물 수출의 약 3분의 1을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로베르토 라세리 주미 멕시코 대사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 협정이 세 나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확신한다”며 “북미는 이 협정이 있을 때 더 강하다”고 말했다. 캐나다 무역부는 뉴욕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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