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업자 수, 내란 후 첫 감소…중동전쟁발 고용 충격 본격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12·3 내란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차질 등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으로 인한 대규모 이익이 경제성장률 등 각종 거시지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온기가 고용시장으로는 퍼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살 이상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12·3 내란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었던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처음이다. 15살 이상 고용률은 63.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떨어지며 지난 4월(-0.2%포인트)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락 폭은 2021년 2월(-1.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전쟁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고용에 본격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중동전쟁 장기화로 일부 업종에 수급 차질이 있었고, 고유가로 여러 업종이 영향을 받아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회복 시기와 속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꺾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14만명 줄어 2019년 2월(-15만1천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 4월(-5만5천명)보다 감소 폭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빈현준 국장은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등 업종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분야의 고용 효과에 대해서는 “반도체 업종은 취업유발계수가 낮아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실제 산업 생산 증가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양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도 원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취업자가 4만3천명 줄어,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농림어업(-12만1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9천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청년층(15~29살) 고용 부진도 계속됐다.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천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31만4천명) 이후 감소 폭이 최대다. 청년층 고용률(43.8%)도 전년 동월 대비 2.4%포인트 내려, 역시 2021년 1월(-2.9%포인트)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김태웅 과장은 “중동전쟁 등으로 기업이 채용을 늦춘다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신규로 취업해야 하는 청년층”이라며 “이런 점이 지표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고용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발표한 청년뉴딜 추진방안의 핵심 과제를 신속히 집행하고 고용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를 차질 없이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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