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원작 논란 털어내고 인기몰이…“사이다 뒤 남는 씁쓸함”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지난 5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1위를 기록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원작 웹툰의 성차별, 인종차별 등 각종 논란을 덜어내고 무너진 공교육 현장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얻고 있다. 다만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설정은 ‘사이다’ 같은 통쾌함 뒤 씁쓸함을 남긴다는 평이다.
‘참교육’은 교육부 산하에 설치된 가상의 조직 교권보호국이 학교폭력, 교권 침해, 도박, 마약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한 학교에 투입돼 체벌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학생들을 훈육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교권국 감독관 나화진(김무열)은 압도적인 싸움 실력과 학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은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싸움 고수 임한림(진기주), 아이티(IT) 천재 봉근대(표지훈)가 한 팀이 되어 힘을 보탠다.
원작인 동명 웹툰은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드라마 공개 전부터 우려를 샀다. 웹툰에는 페미니스트 교사의 뺨을 때리는 묘사가 등장하고, 백인 혼혈 등장인물이 흑인 비하 단어를 쓰는 회차도 있어 반발을 샀다. 제작진은 원작에서 문제 된 내용을 대폭 덜어내며 논란을 피해 갔다.
대신 공교육의 현실을 실감 나게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교권보호국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는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한다. 학교폭력 가해자인데도 처벌받지 않는 유력 정치인의 아들, 특정 학원과 연계해 그 학원 수강생들에게만 시험 답안을 유출한 교사, 졸업 전부터 ‘조폭 꿈나무’의 길을 걷는 학생들, 교사 개인 연락처로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해 민원 넣는 학부모, 도박에 빠진 학생들, 자식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 마약류 의약품을 먹이는 학부모 등이다. 교권보호국은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에게 똑같은 폭력을 맛보게 하고, 민원 넣는 학부모에게 수시로 전화하며 ‘거울 치료’를 한다.
홍종찬 감독은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드라마로 만들었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생생한 묘사를 위해) 특성화고를 포함해 실제 학교들을 많이 다녔다. 극 중 10개 학교가 나오는데 캐릭터도, 이야기도, 감정도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묘사에 시청자들은 “사이다 들이마신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5화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관한 에피소드를 두고 교사노조는 지난 8일 논평을 내어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많은 교사가 느끼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며 “교사들은 언제든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교육하기를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짚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교사의 문제를 모두 짚으며 교육 현장의 문제를 다각도로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학생의 약물 중독, 교권 침해 등 이전 드라마에서 파편적으로 다뤄졌던 것들을 다 끌어모아 조망한다”며 “교육 현장의 문제를 다방면에서 접근하며 입체적으로 다뤘다. 완결성 있는 메시지를 건넸다고 보긴 어렵지만 문제의식을 던졌다는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답답한 이야기를 교권보호국이라는 판타지적인 기관이 개입해서 피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봐주는 것이 저희가 담으려고 한 본질”이라며 “‘어른이 애들 무서워하면 세상이 망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폭력을 통한 교육이라는 설정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교권보호국은 공교육을 무너뜨리는 ‘빌런’들을 무력으로 응징하는 데 성공하고 피해자를 구해내지만,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반성하기보다는 교권보호국에 항복하는 것에 그치는 듯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허용될 수 없다”며 “다만 작품에서는 교권보호국이라는 판타지적인 기관이 주는 통쾌함을 위해 그런 수단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희 작품이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시는 분들에게 화두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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