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쿠팡 6246억 과징금 관련 “미국 정부에 설명할 것”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개인정보 유출 및 침해 사고를 일으킨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 등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미국 정부에 관련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미 정부와 의회에 로비력을 총동원해 한국 정부를 압박했던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에 대한 미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비차별 정책과 관련한 내용이 한미 정상 합의사항인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에도 담겨 있다”며 “비차별 정책을 견지하면서 쿠팡에 대한 (개인정보위의) 처분 결과를 미국 쪽에 차분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개인정보위가 책임에 상응하는 처분을 부과한다는 원칙 하에 국내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과정에서 쿠팡이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미 국무부에 개인정보위 결정의 내용과 배경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이날 쿠팡이 회원과 비회원 3755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회원 117만여명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사유 등으로 모두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과 16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 자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규제를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보는 경향이 더 커졌다. 게다가 쿠팡은 백악관과 국무부, 의회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로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을 움직여 수개월간 한국 정부에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 1월 김민석 국무총리가 워싱턴에서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났을 때 밴스 부통령이 쿠팡 문제를 직접 언급할 정도였다.
관세협상 과정은 물론, 원자력·핵추진잠수함 등 안보협상이 연초부터 수개월간 지연된 데에도 쿠팡 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미는 지난 2∼3일 첫 안보협상을 하며 논의의 불씨를 살렸고, 쿠팡 문제와 같은 외부 요인이 협상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자는 공감대도 쌓은 상황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과 그간 쿠팡 문제를 다뤄온 미 의원들의 반응 등을 고려하면, 이번 과징금 부과를 계기로 다시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글로벌 디지털 뉴스플랫폼 ‘세마포’는 이날 “트럼프 쪽 인사들이 쿠팡과 한국의 갈등에 불을 지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공화당 인사들이 쿠팡을 방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쿠팡 사안에 정통하다는 관계자를 인용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쿠팡의 우려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 쿠팡이 ‘친트럼프 마가(MAGA)’ 성향의 로비스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쿠팡을 돕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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