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년 만에 ‘가우디 성당’ 주탑 준공식…교황·12만 인파 ‘축복’

📌 Diğer 📰 Hankyoreh (KR) 🕐 2 saat önce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정 대성당) 주탑의 준공식이 10일(현지시각) 거행됐다. 레오 14세 교황이 성당을 찾아 축복했다.

르몽드·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준공식은 이날 저녁 교황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레티시아 왕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당 앞마당에서 열렸다. 주변 거리에 12만명의 가톨릭 교회 신자와 인파가 모여 성당 꼭대기 십자가에 조명이 켜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1882년 스페인 카탈루냐의 거장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설계로 이 성당의 공사가 시작된지 144년 만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신의 건축가’로 불리는 가우디를 대표하는 역작이다. 가우디는 성서의 구조와 예수의 생애를 성당 건물에 담으려 했다. 18개의 첨탑 중 12개는 예수의 열두 사도를, 4개는 예수의 삶을 기록한 네 복음서를 상징한다. 중앙에는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별이 얹힌 탑과 주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놓였다. 지난 2월 172.5미터 예수 그리스도의 탑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에 오른 바 있다.

성당 내부는 벽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예수 탄생을 묘사한 건물의 동쪽 벽면은 파랑과 초록색 위주의 유리로 꾸며졌다. 아침 햇살을 받으면 녹음이 우거진 숲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묘사한 건물 서쪽은 붉은색·주황색 계열의 유리로 덮여, 저물녘에 성당 안을 황금색으로 물들인다. 예수의 영광을 그릴 건물 남쪽면과 정문은 계속 공사 중이다. 성당 전체가 완공되려면 10여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하면서 인간의 삶도 사그라다 파밀리아처럼 “계속 진행 중인 공사 현장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성당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언제나 하나의 길임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준공식에 앞서 이날 오후 성당 내부에서 가우디 타계 100주년을 기리는 미사를 집전했다. 가우디는 1926년 6월10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사 현장으로 출근하던 중 전차에 치어 73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교황은 미사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건축적 걸작이자 돌과 색채, 빛으로 이뤄진 웅변적인 교리교육”이라며 가우디의 업적을 기렸다. 성당 건설에 힘을 보탠 모든 후원자, 예술가, 노동자들 향해서도 감사를 전했다.

한편 교황은 미사 등 모든 일정 동안 바르셀로나 지역 카탈루냐어와 스페인어를 섞어서 사용했다. 카탈루냐는 2017년 스페인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찬반 투표를 강행하는 등 스페인에서 독립하려는 정서가 강한 곳이다. 스페인 내전(1936∼1939년) 동안 마드리드 기반의 프란시스코 프랑코 세력에 맞섰고, 이후 프랑코 독재 동안에도 자유주의 세력의 근거지였던 역사가 있다. 이에 독립운동 진영은 교황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안에서 ‘카스티야어’(스페인 표준어)로 설교하면 가우디가 “무덤에서 몸을 뒤집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교황은 설교에서 이 성당이 “스페인 전체를 위한 일치와 조화의 상징”이라며 스페인 사회에 화해·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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