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격화되는 여당 당권경쟁, 국민에 책임 있는 모습 보여야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집권 여당 내 균열이 심상찮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당이 집권했을 때와 야당이었을 때는 달라야 한다. 과격한 표현이나 사상 검열, 이해관계를 갖고 모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강성 기류’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9일에는 유럽 순방에 나서면서 정 대표를 서울공항 환송 행사에 부르지 않았다. 정 대표는 하루 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11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에 이 발언을 놓고 격한 공방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지은 민주당 대변인은 9일 이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대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고, 결국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현재 친명계 인사들은 정 대표의 6·3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표직 연임 도전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눈에 정권 출범 1년을 갓 넘긴 집권당이 보여야 할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 결과가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정밀한 진단과 평가 없이 여권 내부에서 편이 갈려 감정적 공방을 벌이는 듯한 모습은 국민의 우려를 키운다. 정당 조직에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두달 앞이니, 경쟁이 다소 격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세력 간의 소모적 대립이 벌어지는 장이 아니라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진로를 놓고 생산적인 논쟁이 이뤄지는 무대가 돼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건 명확하다. 당권경쟁 탓에 집권 세력으로서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금리와 환율,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와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케이(K)자형 성장이 가져오는 경제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여론 흐름도 예사롭지 않다. 11일 결과가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직전인 5월 3주차 조사 때에 견줘 9%포인트가 급락한 57%였다. 하루 전인 10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민주당을 앞서기까지 했다.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못 한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내란 전 수준을 회복한 것에 대해 여권은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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