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자본가’는 가능할까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이주노동자의 성공 신화였다. 본명은 카투닐라투 기바루기스 에이브러햄. 고향은 인도의 케랄라주. 스물두살 때 쿠웨이트로 돈 벌러 갔는데, 나중에 쿠웨이트 건설회사 엔비티시(NBTC)의 공동 소유주가 됐다. 1990년에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 전쟁이 끝나자 재건 사업에 수요가 몰렸다. 에이브러햄의 회사는 큰돈을 벌었다. 1만5천명짜리 큰 회사가 됐다.

에이브러햄은 ‘정의로운 자본가’가 되려 했을까? 2018년에 케랄라에 물난리가 나자 큰돈을 기부. 몇년 뒤에는 구호 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 정부를 비판. 이주노동자 문제에도 침묵하지 않았다. 영화 ‘아두지비탐’의 제작에 돈을 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건너가 고생한 인도 이주노동자 나지브 무함마드의 실화에 바탕한 영화. 2024년 3월에 개봉.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은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고생시키지 않는다’며 분개했다나. 반면 이주노동자를 많이 내보내는 인도 케랄라주에서 이 영화는 상도 받고 흥행도 성공했다.

인도 케랄라주의 주요 소득은 이주노동자의 송금. 한편 쿠웨이트는 노동력의 4분의 1이 인도 사람. 이주노동자는 쿠웨이트 사람을 ‘후원자’로 두어야 한다. 노동 환경은 고되다. 직장을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도 항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한국의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와 닮은 듯하다).

2024년 6월12일 새벽, 영화 ‘아두지비탐’이 개봉한 지 76일이 되던 날. 쿠웨이트 망가프의 엔비티시 노동자 합숙소에서 불이 났다. ‘망가프 참사’,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수많은 노동자가 빽빽하게 좁은 방을 썼고 칸막이는 불에 타는 자재였으며 옥상 탈출문도 잠겨 있었다. 돈을 앞세워 일어난 인재. “미안하다. 집에서 울었다.” 사흘 뒤 에이브러햄의 공개 사과. 그러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야생동물한테 죽어도 이보단 많이 받는다.” 유족은 분노했다. 에이브러햄을 포함한 엔비티시 경영진은 처벌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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