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온기, 고환율·고금리 신음하는 서민 경제 언제쯤 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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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빈티지 캠핑용품을 판매하는 김민수(32)씨는 요즘 고환율 여파를 피부로 느낀다. 수입 물품을 국내에서 되파는 김씨는 최근 해외직접구매(직구) 업체가 돌연 배송을 멈추면서 520달러(약 78만원) 상당의 물품을 아직 받지 못했다. 그는 “자영업자는 재고 하나하나가 곧 돈인데 물건이 묶여버리니 답답하다”며 “직구 판매업자들은 환율 부담도 안고 있어서 물류 문제까지 겹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가 참여한 해외직구 배송대행업체 ‘투패스츠’의 피해자 모임 오픈채팅방에는 700여명이 모여있는데, 이 가운데 자영업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금액이 1천만원 이상인 이들도 최소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신고가 급증한 시점은 지난 4월 중순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고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인 33단계로 치솟은 때다. 최근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중고’가 이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특수로 거시 경제지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경제에는 온기가 스며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 및 국제유가 안정, 물류망 정상화가 체감 경기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정부의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물가상승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야식업체를 운영하는 김준형(36)씨는 최근 두 달 사이 음식값을 2천원 올렸다. 5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식자재, 포장·배달용기 등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 김씨는 “원래 한 판에 6천원 정도 하던 계란이 지금은 9천원대”라며 “한 달에 200판 가까이 쓰는데 계산해보면 계란값만 60만원이 더 든다. 두 세 달 전과 같은 수익을 내려면 (음식값을) 4천원 이상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봐 고민 끝에 2천원을 올렸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이전보다 한 달 수입이 100만원가량 줄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와 식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외식물가와 생활물가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대출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는 물론 가계의 지출 압박은 더욱 커진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대출로 버텼던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직 원리금 상환의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8년 동안 옷가게를 운영하다 지난해 말 폐업한 백아무개(62)씨는 지금도 가게를 운영하며 생긴 빚을 갚고 있다. 그는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가게 문을 닫은 뒤에도 원리금과 이자를 매달 갚는 중인데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이후 누적된 생활물가 상승폭이 상당한 수준인데 이를 따라갈 만큼 소득이 늘어난 영세 자영업자나 서민층은 많지 않다”며 “반도체 호황 등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전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은 원재료 값뿐 아니라 임대료, 공과금, 인건비까지 함께 오르면서 직원 고용을 줄이는 방식 등으로 더 많은 노동을 감당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삼중고의 어려움을 겪는 취약 업종과 영세 자영업자 등을 보호할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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