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107일…트럼프는 폭탄을 던졌고 이란은 해협을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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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일, 2026년 2월28일 새벽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종전을 목표로 한 양해각서(MOU) 서명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선전포고도 없었던 전쟁은 중동 전역을 불태웠고,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으며 수십년간 굳어졌던 국제 질서에 균열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지도력에 손상이 간 가운데 중동 각국의 안보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전 세계가 군비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전쟁은 협상과 공격이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 2월 중순 미국과 이란은 오만에서 핵 협상을 진행 중이었고, 중재국 오만은 공습 전날인 2월27일 “협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란 공격 작전인 ‘장엄한 분노’의 개시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훗날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가 집결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이란 공격을 먼저 결정했고, 이란이 보복할 경우 미국 시설도 타격받을 게 분명했기 때문에 미국도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미국이 이스라엘의 전쟁에 끌려들어갔다는 고백이었다.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헤란·이스파한·쿰·카라지 등 이란 주요 도시를 기습 공격했다. 테헤란에서 열린 고위 지도부 회의를 노린 이날 공습에 37년간 이란을 통치했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다수의 이란 정권 수뇌부가 사망했다. 비(B)-2 스텔스 폭격기를 앞세운 미군은 항공모함 2척과 수백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개전 초부터 이란 상공을 완전히 장악한 채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시작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고려해, 이란 지도부만 제거하면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날 줄 알았지만 계산은 빗나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주변 중동 국가에 있는 미군 기지와 공항, 에너지 시설 등을 타격하는 ‘물귀신 작전’에 돌입했다. 이번 전쟁을 미국과의 전쟁이 아닌 전 세계가 고통받는 에너지 전쟁으로 만들어버린 이란의 승부수였다. 군사적으로 열세인 이란은 가성비 높은 드론을 활용해 미국의 값비싼 요격 자산을 소비시키는 ‘가랑비식 전술’을 폈다. 고성능 탄도미사일은 아껴두고, 값싼 드론을 대량으로 보내 상대가 훨씬 비싼 요격 미사일을 쓰게 만드는 비대칭 전술이다. 미국 쪽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재고가 동나기 시작했다. 3월 중순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미군이 이란 군함 130척을 포함해 8천개 이상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재고의 3분의 2를 남겨두고 있었다. 이란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지만, 미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은 4월14일까지 중동 지역 15개 미군기지에서 최소 288개 군사 자산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기지에선 핵심 자산인 ‘이(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괴됐고, 요르단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레이더도 손상됐다. 이란제 샤헤드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온 러시아가 미군 시설의 위치 정보를 공유하며 이란을 도왔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예맨 후티 반군 등이 잇따라 참전을 선언하며 중동 전역으로 전쟁의 불씨를 옮겼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에너지 시설, 공항 등이 타깃이 됐다. 이들 미국 우방국들은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더 큰 공격을 우려해 강하게 반격하지 못했다. 지난해 관세 전쟁으로 한차례 불거진 미국과 유럽연합 등 동맹 간 균열은 전쟁으로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함께 풀자며 유럽과 한국, 일본에 참전을 요구했지만, 명분 없는 전쟁에 동맹국들은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린란드 등으로 갈등을 빚은 유럽에선 군사기지 사용을 거부한 사례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은 스스로 지켜라”며 전투기, 잠수함 등 유럽에 배치된 미국 군사력을 줄일 태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내내 거친 언사를 반복했다. 이란을 향해 “지옥에서 살게 될 것”(3월5일), “발전소 초토화”(3월21일),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4월1일) 등 발언으로 위협했고, “오늘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4월7일)이라는 발언까지 내놨다. 핵공격을 연상시키는 듯한 발언에 국제 사회는 분노했고, 미국 내에서도 전쟁 범죄라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 발언을 하고 수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첫 휴전을 이뤘다. 4월8일 시작된 미국-이란 간 휴전은 두 달 넘게 이어졌고, 양국은 저강도 공방을 이어갔다. 파키스탄·튀르키예 등의 중재로 시작된 협상은 몇번이나 결렬 직전까지 갔다. 이란은 ‘선 종전, 후 핵 협상’을 주장하며 전쟁 배상과 호르무즈 통제권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해상 봉쇄하며 경제 숨통을 죘고 해협에 갇힌 배를 꺼내는 ‘해방 프로젝트’를 시도했으나 결국 호르무즈를 되찾는 데 실패했다. 휴전을 원하지 않는 이스라엘은 미-이란이 8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자마자, 레바논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협상을 흔들었다. 이란은 레바논 전선 종전 없이는 미국과 합의도 없다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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