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부 AI 도입하는 삼성에 쏠리는 눈…업무 효율화하며 인력도 절감?
삼성그룹이 챗지피티(GPT) 등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전체 그룹사 임직원들의 업무에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가 이와 관련한 업무 평가 단일 지표로 ‘전일제 환산 방식’(FTE)을 택한 것은 부서별 업무 특성이 다른 만큼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평가 방식이 인력 투입량을 측정하는 데 비중을 둔 셈법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인력 감축을 위한 명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계 1위인 삼성이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서 유사한 평가 체계가 임직원 업무에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하려는 기업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완제품(DX) 부문 임원들에게 ‘인공지능 전환(AX) 성과는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 표현한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이 내부 자료에서 “같은 언어(기준)로 설명해야 이해할 수 있고, 성과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다”며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 업무 평가 기준을 단일화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평가는 인공지능 전환에 국한된 것으로, 기존 인사 평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전일제 환산 방식은 특정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력 규모를 전일제 정규직 직원 수로 환산해 측정하는 평가 지표다. 부서와 직무가 달라도 생산성을 일관된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업무량을 뺀 업무의 질이나 판단력, 위험 관리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성적 요소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주요 기업들이 인건비 예산이나 아웃소싱 비용 등을 산정할 때 활용했던 방식이다. 문제는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업무 성과를 인력 대체 규모로 환산하면서 이런 평가 기준이 인력 감축 지표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도입을 명분으로 한 감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만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을 매달 발표해온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5월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 관련 해고 인원만 8만7714명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의 평가 방식이 빅테크와 다소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나 아마존 등은 직원 인사 평가에 인공지능 활용도를 반영하고 있지만, 삼성과 달리 정량 수치로만 생산성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정성 평가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쪽은 질적 개선 수준을 감안하기 위해 △투자 대비 생산성 개선을 확인하기 위한 토큰가성비 △프로세스 재설계 최적화 등도 참고해 성과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인공지능 도입 목적은 효율적인 업무 처리인데,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 성과를 평가하면 인공지능이 기업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도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신규 채용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일제 환산 방식과 구조조정은 전혀 무관하다”며 “고용 불안이나 해고에 대한 우려는 전일제 환산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공지능 도입 이후 계속돼온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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