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사는 누구?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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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9일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또 한번 숱한 화제를 뿌렸다. 그가 총수들을 만난 회사의 주가는 치솟았고, 시민들에게 나눠 준 과자 ‘에이치비엠(HBM)칩’ 판매량은 1000% 넘게 폭등했다. 그가 출연한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청률은 올해 최고치인 5.7%로, 지난해 빌 게이츠(4.3%)가 나왔을 때보다 높았다. 이날 방송에서 젠슨 황은 시종 유쾌하고 소탈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의 눈길을 잡아끈 건 “사명이 상사”라는 그의 경영철학이었다. 그는 “상사는 사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일 뿐”이라며 엔비디아가 사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이런 가치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개인 사무실, 개인 책상이 없다”고도 했다. 동네 직능단체 협회만 가도 별도의 ‘회장실’이 있기 마련인데, 시가 총액 세계 1위 기업 회장님은 회의실을 쓴다고 했다. 어떤 조직이든 위계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그 조직의 사명이 무엇인지보다 관리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더 집중하기 십상이다. 관리자 역시 원리원칙 따지는 구성원보다, 말 잘 듣는 구성원이 편하다. 매일의 통상업무를 성실히 해내는 사람보다 퇴근 뒤 회식 ‘프로 참석러’가 눈도장을 찍기 쉽다. 이런 경향은 조직이 커질수록 강해진다. 파벌이 생기고, 서로를 헐뜯고, 누구 뒤에 줄을 서느냐에 따라 승진이 갈린다. 공동의 사명·과업·가치·목적을 이루려는 노력과 혁신이 사라진, 딱, 망하기 좋은 조직이다. 젠슨 황의 메시지는 결국 ‘일 자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고,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해내는 것. “그건 일의 중요성, 가치, 급여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일의 결과가 곧 당신”이기 때문이다. “작업을 다 마쳤을 때 그건 당신의 작품이고 누군가가 그걸 볼 것”이기 때문이다. 사명이 상사가 돼 일에 집중할 수 있으려면 리더십과 팔로어십이 모두 바로 서야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리더십, 서로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손해도 감수할 줄 아는 팔로어십 말이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조직이 이렇게 굴러가야 개인의 삶도 행복해질 수 있다. 비록 모두가 젠슨 황이 될 순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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