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헌재 결정 안 내려 재판 중단, 기본권 침해 심사하겠다”…갈등 분출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느라 재판이 4년째 중단됐다며 ‘헌재의 재판지연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나섰다. 법원이 헌재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판소원 도입 이후 법원과 헌재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0부(재판장 전보성)는 17일 “헌재의 부작위(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 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의 심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문제 삼은 사건의 피고인 ㄱ씨는 2018년 북한에서 구입한 서적·노동신문 등을 정부의 허가 없이 국내에 반입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2022년 5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ㄱ씨는 북한에서 구입한 물품 반입 행위를 처벌하는 현행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1심 선고 이후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헌재의 판단이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은) 헌법소원 결과를 보기 위해 약 4년간 대기하고 있다”며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12일에 △심사 진행 단계 및 지연 사유 △주심 재판관과 연구관 사이의 보고서·의견서 교환을 비롯한 심리 경과 등을 묻는 의견요청서도 헌재에 보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헌재의 부작위 처분(재판지연)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법원의 최초의 의견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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