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압박 요인에…‘고유가·반도체 성과금’ 콕 집어
한국은행이 17일 제시한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3% 안팎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연간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에도 고유가·고환율이 석달 넘게 길게 이어진 여파가 향후 장기간 물가에 영향을 미치리란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특별성과금 지급 역시 물가를 밀어 올릴 주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5월 기준) 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 높아진 상황이다. 한은은 유가 충격에 따른 고물가 흐름이 수요 부문의 자극으로 이어지며 내년에도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유가 측면의 비용 상승 압력이 줄어들겠지만, 수요 측 압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 5월 전망 때 내년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상승률을 각각 2.3%로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은 고유가 충격과, 반도체 기업 중심의 특별급여에 따른 물가 영향을 별도로 분석해 이날 설명회에서 제시했다. 물가에 영향을 끼칠 대표적인 두 항목으로 꼽은 셈이다. 고유가 충격에 따른 분석에서 한은은 “충격 장기화(3개월 이상) 국면에서는 유가가 10% 상승할 때 5개월 후 근원물가는 0.1%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고유가 충격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근원물가에 대한 파급효과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업종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 파급 효과에선 특별급여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되어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 산업 특별급여가 똑같이 10% 상승하더라도 쏠림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영향이 달리 나타난다는 뜻이다. 특별급여의 상승이 일부 사업체에 집중되는 경우 “고임금 부문으로 숙련 노동자들이 몰리고, 다른 부문의 기업들이 숙련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게 된다”고 한은은 풀이했다. 또 “노동자 쪽에선 노동시장 참여나 임금 협상 과정에서 선도 부문의 임금 수준을 기준점으로 삼아 더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정 기업에서만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되는 쏠림 현상으로 노동시장 내 임금 결정 과정에 일종의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런 분석 결과를 고려하면, 내년 중 예정된 정보기술 부문 일부 대기업의 큰 규모의 성과급 지급은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신현송 총재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해온데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마당이라 7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분위기이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7·8·10·11월로 예정돼 있다. 한은 기준금리를 한번에 0.25%포인트씩 연내 두차례 올리면 연 3.00%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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