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원전 2기 영덕에 짓는다…문 정부 중단 뒤 ‘부활’
경북 영덕과 부산 기장이 각각 신규 대형 핵(원자력)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짓는 부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재명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오후 회의를 열어 1.4기가와트(GW)급 대형 원전 2기 부지로 경북 영덕군을, 0.7기가와트급 소형모듈원전 1기 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말까지 진행된 대형 원전 부지 공모에는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소형모듈원전 부지 공모에는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가 참여했다. 부지선정위는 부지의 적정성과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각 25점) 등을 평가한 결과, 영덕군이 91.01점, 기장군이 87.11점을 받아 각 노형의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탈락한 울주군과 경주시는 각각 82.63점, 84.56점을 기록했다. 부지선정위는 “영덕군은 주민 여론조사 결과와 부지 적정성·환경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기장군 역시 주민 여론조사와 부지 적정성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영덕은 약 10년만에 원전 부활 수순을 밟게 됐다. 영덕은 2011년 1.5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2기의 건설 예정지로 선정된 바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핵 기조에 따라 2018년 사업이 중단됐다. 이번에 부지가 선정된 대형 원전 2기는 국내에서 33번째, 34번째 원전에 해당한다. 현재 국내엔 영구 정지된 2기를 제외한 26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며,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한 4기가 건설 중이다. 영덕은 고리(부산·울산)·월성(경북 경주)·한빛(전남 영광)·한울(경북 울진)처럼 기존 원전 단지가 있는 지역이 아닌 신규 입지다. 원전 입지로 새로운 지역이 선정된 것은 2012년 강원 삼척(대진원전)과 영덕(천지원전)의 지정고시 이후 14년 만이다. 소형모듈원전 부지로 선정된 기장군 역시 고리원전 등 원전 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다. 영덕과 함께 대형원전 유치에 나섰던 울주군은 새울원전이 있어 원전 유치 경험과 인근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탈락했다. 소형모듈원전 유치해 실패한 경주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이 있어 원전 관련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으로 평가받았지만 역시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했다. 앞으로 한수원이 입지를 추천하면 정부는 내년 초까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절차를 마친 뒤 2029년 실시계획 승인과 건설허가를 거쳐 2031년 착공할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전은 2035년, 대형 원전은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발표를 두고 영남권 동해안의 ‘원전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가동 원전 26기 중 20기가 이미 부산·울산·경주·울진 등에 있는데, 여기에 영덕 신규 원전 2기와 부산 소형원전 1기가 추가되는 것이다.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을 주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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