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학교로 보인다”묵살…‘이란 초등학교 오폭’ 진상 발표도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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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학생·교직원 170여명이 희생된 이란 초등학교 폭격 당시 “학교로 보인다”는 분석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이번 전쟁의 최대 민간인 폭격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완료하고도 보고서의 최종 승인과 공개를 미루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2월28일 미군의 이란 미나브의 선한나무(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 폭격 당시 표적 선정 담당자들이 7년간 갱신되지 않은 위성사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 분석관이 이곳이 학교임을 알아채고 보고했지만, 보고가 전달되지 않았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기지 인근에 있는 이 초등학교를 약 10년 동안 군사기지로 분류해 왔다. 결국 미군은 혁명수비대 기지를 공격하면서 학교를 함께 타격했다. 당시 학교에는 귀가를 준비하던 학생과 교직원들이 남아 있었고 미군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으로 17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 국방부 민간인보호센터의 전 수석 정책분석관·민간인 피해 완화 자문관이었던 웨스 제이 브라이언트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과실”이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다른 고위 지휘관들 역시 미군 통합군사법전(UCMJ) 위반 혐의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 통합군사법전은 미군의 형사·징계 절차를 규정한 군사법 체계다. 뉴욕타임스는 폭격 사건과 관련한 진상 조사가 완료됐지만, 군 지휘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백악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언제 공개될지, 누가 책임지고 처벌받을지 등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보고서 공개가 지연되는 배경으로 복잡한 검토 절차 외에 국방부의 조직 보호 성향과 정보기관의 오류 인정 거부 등이 꼽힌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분석했다. 특히 “어리석은 교전규칙 따윈 필요 없다”, “합법성보다 살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민간인 피해를 전쟁의 불가피한 비용으로 보는 헤그세스 장관의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 국방부 내 민간인 피해 예방·대응 조직의 폐지를 추진했다. 국방부 감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군이 관련 정책을 이행할 인력과 수단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뒤 넉달이 넘도록 침묵을 지키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비판이 따른다.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애덤 스미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미군의 책임 인정 여부를 추궁했지만,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미국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번 사건이 전문 군대로서 미군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군대라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1991년 이후 미군이 초래한 최악의 민간인 희생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은 이라크 바그다드의 민간 방공호를 폭격해 4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 국방부 합참의장실 인권 담당 선임고문을 지낸 세라 예이거는 “국방부는 이런 문제에 투명하게 대응한 적이 거의 없다”며 “이들은 ‘우리가 한 일이 아니다’라는 반사적 반응부터 한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10명이 숨졌을 때도 수주 뒤에야 오폭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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