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최혜대우 요구’ 배민·쿠팡이츠 자진시정 기각…과징금 수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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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가격 등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입점업체에 강요한 혐의를 받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시정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공정위가 이들 업체에 대해 다시 제재 수순을 밟으면서, 조만간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 전원회의에서 심의한 결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과 쿠팡(쿠팡이츠 운영)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가 기업의 법 위반 혐의를 조사·심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이 스스로 시정방안을 내놓고 당국이 타당성을 인정하면 법 위반을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배민과 쿠팡의 여러 불공정행위 혐의에 대해 2024년 6~7월 조사를 시작해 지난해 10~11월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상정했다. 배민과 쿠팡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음식 가격, 최소 주문금액, 할인쿠폰 등 조건을 다른 배달앱 대비 불리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강제한 혐의(최혜대우 요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배민은 수익성이 높은 자사 배달 서비스 ‘배민 배달’을 우대하고, ‘가게 배달’에는 불이익을 제공한 혐의(배민 배달 우대)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배민 배달의 배달 예상 시간을 가게 배달보다 빠른 것처럼 광고한 혐의(부당광고)도 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에 쿠팡이츠를 연계해 쇼핑 사용자의 배달앱 서비스 이용을 강제한 혐의(끼워팔기)도 받는다.

배민은 지난달 모든 혐의에 대해, 쿠팡은 지난 4월 최혜대우 요구에 대해서만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배민과 쿠팡이 제출한 시정방안을 보면, 멤버십 회원에 무료배달 혜택 등이 부여되는 매장(배민클럽·와우매장) 선정 기준에 최혜대우를 삭제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들 업체는 기존에는 입점업체가 최혜대우 요구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배민클럽·와우매장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배민은 3년간 3천억원 규모, 쿠팡은 4년간 600억원 규모의 입점업체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피해 입점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수수료·배달비·광고비를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시정방안이 경쟁질서를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등 동의의결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제시된 상생방안 중에는 신규 입점업체 대상 프로모션 등 업체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프로모션과 중복되는 내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두 업체의 위법 행위가 있기 전에는 배민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해보려던 상황이었지만 두 업체의 행위 뒤에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시장을 장악한 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경쟁이 악화했다고 판단했다. 2024년 기준 배민의 시장 점유율은 50%, 쿠팡이츠는 30%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심의 절차를 재개하게 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배민의 세 가지 혐의에 대해 과징금 2390억~5100억원을, 쿠팡의 최혜대우 요구에 대해 과징금 250억∼420억원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배민 배달 우대·부당광고 관련 매출액은 약 7조7800억원, 배민과 쿠팡의 최혜대우 요구 관련 매출액은 각각 약 7300억원, 7100억원으로 추산했다. 많게는 과징금 상한(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관련 매출액의 6%)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쿠팡의 끼워팔기 혐의에 대해서는 심사관이 제시한 과징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관련 매출액을 약 5조2600억원으로 집계했다. 과징금 상한(불공정거래행위·관련 매출액의 4%)을 고려하면 최대 2104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쿠팡 쇼핑과 쿠팡이츠 개별 가입이나 탈퇴를 보장하고, 쿠팡이츠 관련 혜택이 제외된 쇼핑 멤버십을 출시하라는 시정명령도 심사보고서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전원회의를 열어 배민과 쿠팡에 대한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시장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하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업주와 고객,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배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도 “입점 매장과의 상생을 적극 고려한 동의의결 안을 제출했다. 향후 심의 절차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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