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경찰 [말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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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국가의 노골적인 무력 앞에서 우리는 늘 두려웠다. 날쌘 경찰은 언제든 시민들을 덮쳤다. 야수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목표물을 겨누던 눈빛. 그들은 말이 없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의 증거이자 윤석열이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하며 쏟아져 나온 시위대를 본다. 그들에겐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운동선수든, 경찰이든, 일반 시민이든 가리지 않는다. 조금만 달라도 조롱과 위협의 대상이 된다. 혐오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공권력의 힘을 똑 부러지게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불뚝거린다. 그 한가운데 ‘대화 경찰’이 있다. 등짝에 큰 글씨로 ‘대화 경찰’이라고 붙인 그들의 역할은 상대방에게 어떻게든 말을 걸고 그들의 말을 듣는 것. 인질 협상가도 범죄자와 대화를 시도하지만, 목적은 사건의 종결에 있다. 대화 경찰은 다르다. 그들이 마주한 사람은 내일도 거리를 걸어 다닐 시민들이다. 대화의 목적도 관계의 유지이다. 거친 시위대와 대화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들조차 함께 살아야 할 공동체의 성원임을 일깨운다. 나에게 경찰은 명령하고 경고하는 사람들이었다. 시민은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진압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대화 경찰은 경청하고 조율하는 사람들이다. 명령하는 공권력에서 듣는 공권력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화가 불가능한 순간에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일. 우리의 하루도 그런 상황의 연속이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상대방이라고 여기지만, 어쩌면 내가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대화 경찰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를 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도 등에 ‘대화 시민’이라고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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