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천·코스닥 1천 겨우 턱걸이…‘삼전·닉스 독주’와 양극화 그늘
17일 코스피가 9000을 넘어서며 증시 역사상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코스닥은 3%대 하락하며 900대로 무너졌다가 간신히 1000을 회복하며 1000.93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오를수록 코스닥은 맥을 못 추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9063.84로 거래를 마감하며 올해 들어 115.08% 치솟는 동안 코스닥의 상승률은 8.15%에 불과했다. 지난 4월 말 코스닥 지수는 사상 첫 1200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지난 8일 장중 908.46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562조원으로, 코스닥이 활황이었던 4월27일 679조원 대비 100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최근 급격히 몸집을 불린 상장지수상품(ETP) 시가총액인 555조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줄었다. 투자 열기를 보여주는 증시주변자금 중 ‘빚투’(빚내서 투자)로 대표되는 신용거래융자도 코스닥에서 빠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의 관련 수치를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는 올해 초 17조원에서 전날 기준 28조원으로 늘어나 역대 최대 수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코스닥에 유입된 신용융자는 올해 초 10조원에 비해 2조원 줄어든 8조원에 그쳤다. 이런 추세는 지난달 말부터 심화하고 있다. 코스닥은 주로 미래 성장성이 높은 벤처·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성장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로 분석된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자금과 민간투자가 인공지능(AI) 등 특정 분야와 시장(코스피)에만 집중되며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9천피’ 도달의 수혜가 전 종목에 고르게 퍼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109개의 주가만 올랐고, 대부분인 791개는 하락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의 시세를 반영하는 코스피200 지수 내에서도 주가가 오른 종목은 16개에 불과했고, 1개 보합을 빼고는 모두 하락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비중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들의 관계사 등 소수 종목 중심으로 코스피가 움직이는 셈이다. 이번 달 코스피가 조정을 겪으며 다른 업종으로의 순환매 흐름도 일부 보였으나, 결국 급등세는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9000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삼성·에스케이하이닉스에 못 타면 ‘포모’(나만 뒤처질까 불안한 상태)가 극심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반도체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 분석에 따르면, 두 종목 출시 이후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지며 상품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하락장에서 해당 상품들의 최대 낙폭은 36.9%에 이르렀다. 이들 상품의 시총은 상장 당일(지난달 27일) 4조5천억원에서 지난 12일 기준 9조6천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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