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조원 재건기금’ 논의한 이재명-트럼프…정부 “미-이란 협상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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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최소 3000억달러(약 454조원)의 이란 재건기금이 명시됐다. 한국 기업들의 참여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중요한 변수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유럽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90분 동안 대화하며 ‘이란 재건 기금’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향후 호르무즈해협 내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 보장을 위해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제사회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와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원칙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이란 재건 기금의 성격과 내용은 앞으로 60일 동안 미국과 이란의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도 이를 주시하며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재건기금은 “앞으로 진행될 이란 핵 문제에 관한 최종 합의와 연계된 사항으로 안다”면서 “관련 논의를 주시하면서 관련 국가 동향을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기업들이 출자를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한국 정부나 기업에 요청이 온 것은 없고 함께 거론된 다른 나라들도 요청을 받은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이란 간의 핵 협의, 호르무즈해협의 미래, 제재 해제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재건기금의 윤곽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14개항의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 가운데 제6항은 ‘미국이 역내 파트너들과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경제 발전 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전통적인 재건·배상 프로그램과 달리, 민간 기업들이 자금을 내 이란의 에너지·물류·제조·운송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구조로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에비앙레뱅에서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돈을 내지 않는다. 미국은 아무것도 줄 필요가 없다”며 “다만 어떤 사람들이 투자하고 싶어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것을 면밀히 파악한 뒤 참여 여부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강현 전 주이란대사는 “미국이 한국 기업들의 참여 등을 염두에 두고 구상하는 단계이고 아직 한국 쪽과 구체적 논의를 시작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될지를 잘 파악해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는 “2016년에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 들어가 사업을 하도록 한국 정부가 기금을 제공하고 나중에 이란이 갚는 방식으로 한국과 이란 정부가 합의했는데,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무산됐다”면서 “그런 방식으로 우리 기업들이 직접 사업을 하는 방식이라면 참여할 여지가 있지만 미국이 한국의 돈만 가져다 운영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자금 회수 방식을 비롯한 기술적인 문제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가 어떤 방식으로 되는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페르시아어과 교수도 “이번 재건 기금은 미국 기업들이 이란 재건 시장을 차지하려는 의도가 있지만, 우리도 이란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참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기업들이 돈만 내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와 기업이 미리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정부가 여러 외교적 역할을 해야 하고,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나 이란 대통령 방한 초청 등을 통해 정상 간 논의를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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