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청 갈등 미봉한 여권, 국정 챙기며 정책으로 경쟁하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을 방문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미리 나와 이 대통령을 맞았다. 정 대표는 트랩을 내려온 이 대통령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고, 이 대통령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짧은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유럽 순방 출국 당시 정 대표를 환송 행사에 부르지 않고 순방 도중에도 정 대표를 겨냥한 듯한 글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정 대표도 지난 10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으로 대통령과 맞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당권파 쪽에서는 연일 정 대표의 사퇴와 연임 포기를 압박하고, 정 대표 쪽에서는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김 총리를 공격하는 등 갈등이 고조됐다. 이날 귀국 행사에 청와대가 정 대표를 부르고, 정 대표도 대통령에 대해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로서 풍모를 십분 발휘했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단 ‘당-청 갈등’은 수면 밑으로 잠복한 듯한 모습이다.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애초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촉발한 서울 올림픽공원 개표장 시위 사태는 이주째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치적 긴장을 키우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를 성찰하고, 하루빨리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습해야 할 집권세력이 내부 갈등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당권 경쟁은 정당정치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쟁의 양상이다. 당권을 쥔 뒤 실현할 가치와 비전, 정책을 두고 다투는 싸움이라야 정권과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등을 둘러싼 정책 경쟁은 얼마든지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금 여권 내 갈등 양상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어느 계파가 쥘 것인지를 둘러싼 대립만 도드라진다. 민주당이 유념할 점은, 정당에는 집권한 순간 정부와 함께 국정을 운영하며 국민의 삶을 책임질 의무가 생긴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민주당이 집권당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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