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핵무기 허용한다…우크라전 충격에 탈중립·친서방 행보
핀란드가 핵무기 금지를 철회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에 이은 또 다른 탈중립·친서방 행보이다. 핀란드 의회는 17일(현지시각) 국가방위를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핀란드 영토에 핵무기를 수입, 수송, 공급, 보유를 허용하는 법을 찬성 125 대 반대 61로 통과시켰다. 핀란드 정부는 현재로써는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실제로 배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입법으로 나토의 핵 공유 체계에 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전략적 의미가 크다.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법안 가결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 법으로 핀란드의 방위력을 강화하고 나토의 핵 억제력을 핀란드 보호에 완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핀란드 안보에 필수적인 조처”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핀란드는 2023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70년간의 군사적 중립 정책을 포기했다. 이번 핵무기 법제 정비는 그 연장선에 있다. 핀란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하는 유럽 핵 억제력 확장 구상 참여 여부도 검토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독자 핵전력을 유럽 전체의 방어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핀란드는 오는 가을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핵무기 금지법 폐지는 ‘마크롱 구상’ 참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이 법의 표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핀란드의 주요 외교·안보 정책 결정에 관행으로 굳어진 초당적 합의 절차를 여당이 무시했다고 강하게 비판해, 반대표가 61표나 나왔다. 핀란드의 이번 결정은 나토 내 핵무기 비보유국들이 점차 동맹의 핵 공유 체계에 법적·제도적으로 통합되는 추세 속에서, 전통적으로 비핵화 노선을 견지해온 북유럽 질서에 중대한 균열을 내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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