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 대통령 마중 ‘90도 인사’…청, 공항 나와달라 요청해
이재명 대통령의 18일 유럽 순방 귀국 행사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90도’ 인사를 했다.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 도전을 둘러싸고 당-청 갈등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단 확전은 피한 셈이지만,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편한 기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8박10일 동안의 첫 유럽 순방을 마친 뒤, 이날 오전 11시34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던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 등과 차례로 짧은 악수를 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앞에 서자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와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청와대는 전날 정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정 대표를 초청할지 일주일 가까이 고민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당·청 관계가 흔들리고 내전을 방불케 하는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정 대표는 불참하고 김 총리는 참석하면서 청와대가 정 대표에게 비토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의원들과 인사하며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딨겠습니까. 다 흔들리면서, 젖으면서 가는 게 인생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해 당 안팎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받는 불편한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순방 결과를 브리핑한다고 한 것을 두고도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은 보통 순방 뒤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순방 성과를 공유해왔다. 당·청 주변에서는 정 대표와 마주 앉기 껄끄러운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청와대 안에는 이 대통령 순방 기간 정 대표가 “국민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한 데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사실상 당을 쪼개자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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