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국 핵잠 추진 거론하며 “핵무력 확대·강화”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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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 추진과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가동이 한반도를 핵전쟁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핵 능력과 군사력 강화를 정당화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2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미국과 한국은 지역 내 무력증강 및 현대화 책동을 날로 로(노)골화하면서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보다 위험한 것은 미·한이 핵·재래식 통합 태세 등 핵요소를 동반하여 우리 공화국을 공격하기 위한 핵전쟁 기구인 핵협의그룹의 군사적 모의판을 또다시 벌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까지 모두 6차례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 논의에 대해서는 “핵전쟁 각본이 작성됐다”며 “조선반도 정세를 핵전쟁의 문어구(문어귀)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핵무력을 끊임없이 확대·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력 확대는 한·미가 핵무장력을 키우는 데 따른 정당한 행위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두고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고 칭하면서 “대적투쟁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결정한 1만톤급 전략유도탄순양함 건조 사업과 남부 국경 요새화, 해군 기지 건설 등 굵직한 국방 현안을 거론하면서 군사력 강화 행위가 한국의 군사력 강화에 따른 ‘비례적 대응’이라고 선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한겨레에 “김 위원장이 직접 한·미의 핵잠이나 한-미 핵협의그룹을 언급한 건 이번 확대회의가 처음으로 보인다”며 “(한·미) 협력이 보다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주요 군 지휘관들이 공식 참가한 이번 회의 때 관련 언급을 한 건 핵무력 증강의 명분을 강화하고, 억제 수단을 준비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의 확장억제 협력은 국제 비확산체제에 부합하고, 우리의 핵잠 개발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 한반도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확대회의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2인자이자 ‘문고리 권력’으로 꼽히는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고인민회의 수장인 상임위원장을 맡은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이례적인 인선으로, 김 위원장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 내부에서 불거진 부정부패 문제를 수습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추정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조직 비서는 조직 통제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이 측근인 조용원을 보낸 건 국정 전반에서 두루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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