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은 기후에너지산업부 장관인가?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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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청문회부터 밀고 있는 문구가 있다. “탈탄소 녹색문명”. 기후위기를 말할 때도, 에너지 정책을 펼 때도, 탈플라스틱 정책을 발표할 때도 빠지지 않았다. 취임 1년을 앞둔 지금에야 그가 말하던 탈탄소 녹색문명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탈탄소를 위해 신규 원전도 건설하고, 탈플라스틱 로드맵은 없던 일이 되고, 국립공원에 파크골프장도 짓는 세상. 김 장관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세종보 농성장에 들러 활동가들을 만나 ‘4대강 재자연화 마련’을 약속했는데 지금까지 실질적 성과가 없다. 보로 막힌 강은 아직도 녹조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에너지 정책도 지지부진하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더니 주구장창 업계만 만나고 있다. 매번 이런 식이다. 말은 번지르르한데 제대로 추진한 게 딱히 없다. 탈원전주의자가 아니라더니, 신규 원전 짓겠다는 정도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례일까. 지난 5일 환경의날 기후부 행사에서 ‘기후행동’이 출범했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은 출범식에서 “탄소문명에서 녹색문명으로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중심 국가로 이행해야 하는 과정에 국민이 연대해 기후행동 실천을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개인·단체·기업·지역 차원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란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나무를 심고, 물과 공기를 지키자.’ 이게 2026년 환경의날에 기후부가 내놓은 기후시민의 약속 수준이다. ‘햇빛과 바람으로 전기를 만듭니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기후부의 책임은 어디로 가고, 시민에게 햇빛과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라니, 황당할 따름이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변화 대응, 자연환경, 생활환경의 보전, 환경오염방지, 수자원의 보전·이용·개발, 하천 및 에너지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김 장관 기후부에서 환경은 실종됐다. 기후정책은 재생에너지, 기후재난 대응에만 머무르고, 신규 원전 건설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부처가 되어버렸다. 무너진 환경 행정에 환경단체는 절박한 심정으로 김 장관을 직무유기죄로 고발했다. 특정 정책 하나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개인에 대한 정치적 비판은 더더욱 아니다. 환경보전 책무와 국민 환경권 보호 의무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묻는 공개적인 문제 제기다. 이 시점에서 김 장관의 취임사를 다시 본다. “환경부가 이제는 규제 부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탈탄소 녹색 문명을 선도하는 부처가 되자.” 환경부가 논란을 일으킨 사례는 대부분 규제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거나, 필요한 규제를 없앨 때였다. 김 장관 기후부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규제 부처’에서 벗어난 것을 넘어 기후에너지산업부가 된 듯 보인다. 기후부 열린장관실 누리집에 올려진 취임사, 인사말, 인터뷰의 단어 사용 빈도를 보면 환경, 생태계, 생물다양성보다 원전, 산업, 기술 등이 월등히 많다. 어쩌면 김 장관은 일관된 환경 인식을 보여주고, 정책을 펼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역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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