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콜센터 등 저임금 심각…37%가 월 200만원도 못 받아
“콜센터 노동자는 20년 가까이 일해도 200만원도 못 받아요. 인공지능(AI)이 상담을 대신하면서 사람이 받는 콜 수가 줄어 성과급도 깎였습니다. 실수령액이 최저임금 수준에 못 미치는 달도 있습니다.” 금융사 콜센터에서 일하는 권영우(53)씨는 “이대론 실질적인 생활이 어렵다”며 “최저임금이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권씨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이고, 콜 수에 따라 5만~90만원의 성과급을 받고 있다. 낮은 성과급(5만원)을 받을 경우 17년차 노동자의 세후 수령액이 약 189만원에 불과하다. 중년·여성 노동자가 많이 일하는 서비스업의 저임금 실태는 심각하다. 2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마트·학습지교사·콜센터·돌봄 분야에서 일하는 조합원 1615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8.7%가 월평균 세후소득이 25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200만원 미만도 36.7%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90.5%는 40대 이상 여성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월로 환산하면 215만6880원이다. 이들 업종에선 오랫동안 일해도 임금이 제자리걸음이다. 응답자의 36.9%가 동종업계에서 15년 이상 일한 장기 근속자였지만, 이들 중 61.7%는 월평균 250만원(세후) 미만을 받았다. 근속 1년차와 15년차의 평균 월소득(세후)은 각각 212만원, 243만원으로 30여만원 차이에 그쳤다. 서비스연맹은 “경력·숙련이 임금으로 보상되지 않아 저임금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계를 위해 부업을 하는 사례도 많았다. 방문 요양보호사 양복순(53)씨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는 치솟은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3.7%가 양씨처럼 ‘투잡’(부업)을 뛰고 있었다. 현재 임금으로 주거·교육·노후 등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응답도 86.4%에 달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이 자신의 소득에 큰 영향을 준다. 응답자 중 ‘자기 임금이 최저임금 인상률만큼 올랐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고, ‘최저임금보다 적다’(24.1%), ‘동결’(21.8%), ‘최저임금보다 더 올랐다’(10.5%)가 뒤를 이었다. 서비스연맹은 “최저임금은 단순한 ‘생계 기준선’이 아니라 여성 집중 업종의 임금 하한선”이라며 “충분한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 중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천원, 경영계는 동결(1만320원)안을 내놨다. 노사는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30원(1.7%), 2026년 1만320원(2.9%) 등 최근 3년 동안 1~2%대 인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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