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충돌 뒤, 미-이란 카타르 모인다…얼굴 맞대진 않아
미국과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나흘간 군사 충돌을 주고받은 뒤 각각 카타르 도하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하면서,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외교 채널이 가까스로 유지되는 모양새다. 다만 양국은 직접 협상이 아닌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아에프페(AFP) 통신 보도를 보면, 마제드 빈 모하메드 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의 도하 방문은 지역 내 여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중재자들과의 회담의 일환이다. 이번 방문에선 이란과 협상, 레바논 사태, 그리고 기타 여러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수일 내로 양쪽 간 직접 회담은 예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백악관에선 이번 주 도하 이란과 미국 사이에 고위급과 실무 회담이 모두 열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중재국인 카타르가 이를 부인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안사리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 실무자들 간의 기술협상을 언급하며 “고위급 회담은 실무 협의가 성과를 거둘 경우에만 성사될 것”이라며 일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기술협상에선 “호르무즈해협 상황이 향후 협상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며 “핵 문제와 지역 정세 전반도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25∼28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로 협상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란 또한 카타르와만 동결 자산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린 앞으로 며칠 동안 그 어떤 수준에서도 미국 쪽과 만날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며 “내일 도하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회담은 카타르 쪽과 양해각서 이행에 관한 논의가 될 것이며, 여기에는 카타르 쪽과 함께 진행할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에 관한 문제가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카타르에는 240억달러(약 37조원)의 이란 동결 자산이 있고, 미국에선 이를 인도주의적 목적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사리 대변인은 “60억달러(약 9조원)의 이란 동결 자산은 현재까지는 이란으로 송금되지 않았다”며 “이 자산은 인도주의 물품 구매 목적으로 지정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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