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문 전 대통령 “민주당 내 단합”…전대 갈등 수습될까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함께한 오찬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단합’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것은, 8·17 민주당 전당대회가 과열돼 분열 양상을 띠는 것을 봉합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내 친이재명(친명)계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친문재인(친문)계는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는 듯한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두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 갈등 수습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머리발언에서 “민주당의 단합, 민주개혁 진영과의 더 큰 단합, 그리고 국민 통합까지 나아갈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는 이 대통령뿐”이라며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셔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내부 단합도 중요하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해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가지를 잘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부 단합’에, 이 대통령은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둔 듯한 뉘앙스로 풀이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두가지가 별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회동 뒤 춘추관 브리핑에서 “단합을 해야 외연 확장이 가능하고, 외연 확장을 하면서 단합해야만 민주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서로에게 공격적이거나 모욕적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데 두분이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회동 뒤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향하기 전 “만족스러운 회동이었다. 국정 전반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에 올라올 때보다 평산으로 내려가는 지금,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갈라져 친명계와 친문계의 주요 인사들을 싸잡아 묶은 ‘멸칭’을 만들고, 비난전을 주고받고 있다. 여기에 당권 주자들과 주요 인사들까지 ‘적통’ 논쟁에 ‘참전’했다. 정청래 전 대표가 자신을 ‘노무현 키즈’라고 내세우자, 송영길 의원이 정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불참 주장을 펴다 사과하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도 지난달 26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지지자들이 원한 증축이 아닌) 재건축을 하려는 것 같다”며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기조를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청와대 회동이 없었던 두 전현직 대통령이 만나며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들은 전현직 대통령의 메시지에 호응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엑스(X)에 “상대와 싸울 때도 품격이 필요할진대 하물며 동지끼리는 두말해 무엇하겠느냐”며 “존중과 절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시대를 관통해온 내부 전통이다. 회복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 전 대표도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이원택 지사 취임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민주당 안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나로 모이는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외연을 더 확장하는 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단합과 확장으로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로 증명하는 ‘진짜 여당’을 만드는 것이 두분의 당부에 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김남준 의원은 한겨레 통화에서 “과거를 얘기하면서 상대를 물고 뜯는 방식들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 있기 때문에 두 대통령님이 분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젠 과거지향적인 네거티브가 아닌, 집권 여당으로서 ‘진짜 잘하기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 주변에서는 이미 내후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전대 당대표 경쟁이 불붙은 터라 이를 멈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홍익표 수석은 “검찰개혁은 매우 중요한 정부의 개혁 과제이고, 이것이 잘 추진돼야만 앞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나 검찰에 의한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개혁 과제라는 데 공감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피해가 가거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대화의 문을 두드리면 다시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조언했고,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회복 불가할 정도로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 정부가) 친위 쿠데타를 위해 북쪽을 군사적으로 압박한 게 정말 너무 컸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민주 정부들이 해왔던 햇볕정책부터 시작해 남북 평화공존 정책은 끊임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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