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효 108만표 나온 교육감 선거, 개편 논의 시작해야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 108만8403표(5일 오후 6시 기준)가 나왔다. 이번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 43만4300표의 두 배가 넘는다. 2022년 교육감 선거 때 90만3249표였던 것과 비교해도 많다. 교육감 선거는 가뜩이나 ‘깜깜이 선거’인데, 이번엔 후보 난립과 정책 대결 실종까지 겹치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했을 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는 16개 시도에서 총 5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서울에서 단일화 실패로 역대 최다인 8명이 출마하는 등 후보 난립이 심했다. 너도나도 지역 교육을 책임지겠다면서도, 과거 교육감 선거에서 등장했던 ‘혁신학교’나 ‘무상교육’ 같은 교육정책 경쟁은 없었다. 대신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교육과 무관한 정치 공세, 네거티브 선전과 고소·고발전, 선심성 현금 지원 공약 등이 난무했다. 일부 보수 후보들은 지지자 결집을 노리고 ‘성소수자 혐오’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감 선거가 가장 비교육적인 모습으로 얼룩졌다.

그 결과 이번 교육감 선거의 무효 투표율(무효표/전체 투표수)은 4.0%에 이르렀다. 같은 날 치러진 시도지사 선거 무효 투표율(1.6%)의 2.5배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당선자 16명 중 12명이 50% 이하 득표율로 당선되는 등 ‘대표성’ 문제도 두드러졌다.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오석진 대전교육감의 득표율은 27.5%에 그쳤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다. 다른 별도의 검증 절차도 없어 ‘1년 무당적, 3년 교육 경력’을 충족하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는 탓에 무자격자가 걸러지지 않고, 유권자 관심도 떨어진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았음에도 정작 후보들은 서로 ‘진짜 진보 후보’ ‘진짜 보수 후보’를 내세우며 정당에 기댄 선거운동을 펼치는 부조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10년 6월2일 첫 전국 동시 교육감 직선제 실시 이래,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교육감 선거 무용론’이나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 도입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도지사가 주가 되고 교육감이 하위 파트너가 되는 러닝메이트제는 사실상 시도지사 선거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이후에도 시도지사의 영향력이 교육 행정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육 자치’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 교육 자치를 뒷받침하는 제도로서 시도지사 선거와 독립된 교육감 직선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거치며 그 선출 방식은 보완과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사실이다. 선관위가 교육감 후보 경선을 관리하거나 토론회를 활성화하는 작은 개선책부터, 정당 추천제(정당이 자당 소속이 아닌 교육감 후보를 추천)나 교육장 직선제(교육지원청의 장인 교육장을 현행 임명제에서 직선제로 바꾸고, 그중에서 교육감을 선출) 같은 근본적 대안까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사회적 공론화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감 선거는 시도지사 선거에 비해 주목도가 낮지만, 중요성은 그에 못지않다. 16개 시도교육감은 지역 교육의 방향을 정하고, 전체 95조원에 이르는 교육예산과 50여만명 교사 및 7만여명 교육공무원의 인사를 책임지는 자리다. 학령인구 감소, 교육격차 심화, 인공지능 전환에 대응할 교육정책 발굴도 시급하다. 이런 막중한 책임에 걸맞게,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자질과 교육 철학·정책을 면밀히 따져볼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국회, 정부 등 책임 있는 주체들이 높아진 선거제도 개편 여론을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 4년 뒤 선거 때 또다시 ‘깜깜이 선거’ 비판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논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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