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자들 행패·결집에…“서부지법 사태 같은 일 우려”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6·3 지방선거 부실 관리로 벌어진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정선거론 지지자들의 위협적인 시위와 마찰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문책, 투명한 후속 조처가 음모론에 바탕한 폭력적 상황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잠실 투표소) 투표함 개표가 이뤄진 서울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부정선거론 지지자 등 2천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위협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이들은 개표소가 있는 건물 출입구들을 지키고 선 채 건물을 오가는 시민을 대상으로 일일이 신분증 확인을 강요했다. 개표에 참여한 선관위 직원들을 색출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이 건물에는 일반 사무실들도 여럿 몰려있다. 건물에서 나오던 한 시민은 “회사 사원증이 없다”는 설명에도, “중국인 아니냐” “재선거 찬성이라고 말하면 보내주겠다”고 외치는 시위대에 둘러싸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건물에서 일하는 민아무개(59)씨는 한겨레에 “직원들이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서부지법 사태같은 일이 벌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애초 선관위의 ‘관리 부실’에 항의하던 시민들의 항의 행동은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 등 대표적인 부정선거론 ‘스피커’들이 전면에 나서며 빠르게 부정선거론 지지자들의 결집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누그러졌던 이들의 위협적인 모습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 4일에는 잠실투표소를 찾은 김범진 서울 선관위 사무처장이 곳곳에서 멱살을 잡혀 끌려다니는 상황이 벌어졌다. 같은 날 과천 선관위 앞에서도 선관위 건물을 나오는 차량을 둘러싸고 위협적인 행동이 이어져 경찰이 제지했다. 5일에는 창문을 통해 건물에서 나오려던 한 언론사 기자가 수십명의 부정선거론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밀쳐지는 등 사실상 폭행을 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날 전한길씨는 지지자들을 향해 “6·3 지방선거는 부정선거라는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로도 이어진 선관위의 미흡한 대응이 부정선거론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는 지난 3일 사무총장 명의로 대국민사과에 나섰지만 문제가 발생한 투표소 현황 등 제대로 된 설명은 내놓지 못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과와 사의 표명, 일부 조사 내용은 이틀이 지난 5일 오후에야 발표됐다. 초유의 사태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이 부재한 가운데, 그 빈자리를 부정선거 음모론이 메우게 됐다는 의미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선관위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서부지법 사태 등에서 나왔던 음모론에 바탕을 둔 폭력사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길을 열었을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고 얼마만큼의 처벌을 가할지 등 납득 가능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음모론과 선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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