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폭발참사 ‘화약세척실’, 방사청 안전 관리 대상서 빠져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참사’ 관련 이 사업장에 대한 허가 권한과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방위사업청이 ‘화약 세척실’은 관리 대상에서 아예 제외한 채 단 한 번도 조사·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 사고가 난 세척작업동은 면적 기준을 이유로 소방안전점검 의무 보고 대상도 아니었다.
5일 대전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5명 희생자 빈소를 찾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조문 뒤 “우리가 지난 4월 이 회사 대전사업장을 점검했으나 안전 점검 대상이 아닌 곳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났다”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사고까지 막을 수 있도록 제도적 미비점과 부족한 시설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 대안을 철저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이 언급한 안전 점검은 화약물 취급 허가를 내준 방사청이 관련 군수시설의 안전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진행하는 ‘군용화약류 제조·저장시설 화재·안전조사’이다. 점검 대상 시설도 방사청 사업청이 정하는 데 이번 참사가 난 56동 ‘추진제(화약) 세척실’은 화약 제조·저장 시설이 아닌 것으로 분류해 조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폭발 사고가 난 대전사업장 56동에선 로켓을 쏘아 올리는 추진제 고체연료(화약)를 만들어 용기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설거짓거리(설비·부품·공구 등)를 한 데 모아 묻은 화약을 닦아내는 작업이 이뤄졌는데, 로켓추진제 제조 과정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설비 세척 작업에는 석유성분(디클로로에틸렌)의 강력 탈지 세척제가 물에 희석된 상태로 사용됐다.
박재현 방사청 대변인은 “군용화약류 시설 화재·안전조사는 우리를 중심으로 소방·노동당국이 합동으로 진행한다. 해당 시설(56동 세척작업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며 “56동이 왜 안전 점검 대상에 빠지게 됐지는 경위는 우리도 지금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례식장을 찾기 전 방사청 출입기자들에게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이 청장은 “그 어떤 가치도 근로자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안타까운 희생에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희생자 조문 직후 장례식장에서 이 청장은 “사고를 미리 막지 못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참사에 대한 방사청 책임을 묻는 질의에는 “감독 기관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법적으로 주어진 저희(방사청) 권한과 의무 관계는 별도로 정해져 있는 것이어서 지금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10시59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이번 폭발 참사로 노동자 5명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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