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금리 절벽’ 개선의 역사…‘잔혹한 금융’ 이번엔 바뀔까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비싼 돈을 쓰는 잔혹한 금융은 바뀔 수 있을까. 청와대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가 금융권 전체를 흔들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왜 가장 여유 있는 사람이 낮은 금리를 누리고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비싼 이자를 내야 하느냐’는 문제를 꺼냈다. 낯선 질문은 아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이 가장 비싼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의 원리는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꽤 많은 ‘착한’(?) 정치인, 시민단체가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2025년 9월 “고금리로 빌려주며 서민금융 대책인 양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금융의 가혹한 원리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돈을 빌리는 입장이 아니라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돈을 잘 갚을 것 같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공급이 많으니 돈의 값인 금리는 내려간다. 불쌍한 사람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착한 소리’ 하는 사람조차 ‘당신 돈이라면 그렇게 하겠는가’라는 답변에 선뜻 긍정적으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용범 실장은 금융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평생 경제·금융 관료로 살아왔고 금융을 잘 아는 것을 넘어 금융시스템을 설계하고 조정했다. 알 만한 사람이 제기한 ‘반성문’과도 같은 문제 제기이기에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에게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돈 때문에 살인하고 전쟁을 한다. 신뢰할 수 없다면 금융은 존재할 수 없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신뢰는 ‘물적담보’다. 돈을 못 갚으면 담보를 팔아버리면 된다. 담보를 대체할 수단으로 ‘연대보증’이 있다. 돈을 못 갚으면 대신 갚아줄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연대보증의 다른 이름은 ‘인적담보’다. 연대보증의 해악에 대해서는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 사람이 돈을 못 갚으면 연대보증을 섰던 수많은 사람과 그의 가족들이 파괴된다. 돈을 빌리고 갚는 일은 그만큼 무겁다. 그만큼 무겁지 않으면 금융생태계는 동작하지 않는다. 담보의 굴레로부터 금융소비자를 구제하고 금융시스템을 한 차원 높여준 도구가 ‘신용평가’다. 자산, 소득, 대출총액, 상환내역 등의 데이터를 근거로 금융소비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해 회수 가능성을 계산할 수 있게 됐다. 주부·학생 등 금융데이터가 부족한 사람은 통신요금, 건강보험료 납부 이력 등도 보조적으로 활용한다. 담보가 없어도, 또한 주변 사람을 ‘인질’로 제공하지 않아도 대출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의 시대가 열렸다. 2012년 은행권에서 연대보증이 폐지됐고 이후 2금융, 대부업까지 폐지 범위가 넓어졌다. ‘보증 서지 말라’를 가훈으로 삼는 가정도 사라졌다. 신용평가 시스템에는 불편한 지점이 있다. 대출을 잘 갚을 사람과 잘 갚지 않을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유의미하게 가능하다. 그런데 중간에 상환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은 거대한 공백이 존재한다. 검은색과 흰색은 분명한데 회색은 짙은 회색, 옅은 회색 등 범위가 넓다. 사람의 신용은 선형적인데 금리는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계단처럼 확 뛰어오른다. 은행은 잘 갚을 사람만을 선택해 대출해주고 바로 뒤에 있는 사람에겐 대출해주지 않는다. 2금융으로 내려가면 금리가 대폭 올라간다. 잘 갚는 사람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과 그 외 사람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만 존재한다. 적절한 중간 신용등급의 사람에게 중간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곳은 없다. 신용등급은 선형적인데 금리는 거대한 공백이 있다. 애매하면 안 빌려주기 때문이다. 김용범 실장은 “이게 과연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결과일까. 위험은 연속적인데 금융은 이를 가차 없이 끊어버린다. 그리고 그 경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은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시장 밖을 떠돈다”고 설명했다. 내가 빌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내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면 누가 시비를 걸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은행은 합법적으로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면허를 국가로부터 받는다. 통상 중앙은행이 돈을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훨씬 더 많은 돈을 상업은행이 만든다. 은행에 그런 특권을 주는 이유는 돈이 필요한 곳을 전문적으로 탐색하고 검증해 공급하라는 취지다. 은행이 안정성과 수익성만 추구하다보면 가장 안전한 아파트 담보대출, 고신용대출에 치중하게 된다. 손해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문적으로 돈이 필요한 곳에 공급하라고 특권을 줬는데, 안전성만 추구하는 일은 전문성이 필요치 않다. 김 실장은 “특권에 상응하는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 개입이 아니라 계약의 이행”이라고 강조한다. 서민금융기관인 상호금융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관계형 금융’을 제도화한 것이다. 돈이 모여야 빌려줄 수 있으니 조합원 예금자에게는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상호금융은 서민에게 금융을 제공하는 본질적 기능을 망각하고 있다. 비과세 혜택은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해줘야 하는데 상호금융은 그럴 만한 역량이 없다. 부유층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며 모은 돈은 중앙회에 예치되고, 수천 개 조합이 맡긴 예치금을 중앙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투자한다.
A senior presidential aide has reignited a debate about the fairness of the financial system, questioning why those in most need often face the highest interest rates. This is not a new concern, as politicians and civic groups have previously raised similar points about the disparity in borrowing costs. While lending money to those perceived as less likely to repay carries higher risk, leading to higher interest rates, the current system creates a significant gap for individuals with moderate creditworthiness.
This discussion matters because it highlights potential systemic inequalities in financial access and pricing, prompting a re-evaluation of how the financial sector serves different segments of society.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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