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지워버린 게 문제다 [세상읽기]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던 게 벌써 10년 전이다. 그동안 정권이 세번 바뀌었지만 우리나라는 줄곧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왔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초중등 정규 교육에 소프트웨어가 도입됐고,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개발됐다. 이번 정부도 인공지능 세계 3대 강국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기초코딩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최근에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인공지능 요소를 도입한 커리큘럼 개편 작업도 하고 있다. 그런데 10여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관찰해보니, 우리의 인공지능 교육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진다. 인공지능 개발 능력과 인공지능 활용 능력으로 나눠 생각해 보자. 먼저 개발 능력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모든 학생에게 코딩교육을 시킨다고 그렇게 될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역설적으로 인공지능이 이미 발달했기 때문이다. 기초코딩을 가장 잘하는 건 인공지능이다. 기계학습(머신러닝)과 거대언어모형(LLM)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은 초급 프로그래머의 자리를 벌써 대체했다. 이미 학부 전공 수준의 프로그래머는 현장에서 별로 쓸모가 없어서 석사급 이상의 역량이 요청된다. 하물며 비전공자가 교양 수준에서 배운 코딩은 전혀 쓸 데가 없다. 반도체 개발이 중요하지만 반도체 구조론을 모두에게 가르칠 필요는 없듯이, 인공지능 개발이 중요하지만 모두에게 코딩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가 챗지피티나 딥시크에 필적할 만한 성과를 내려면 관련 학과를 많이 만들고 그 교육 수준을 높여야지 코딩교육을 보편화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활용 능력은 어떨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그 활용 능력의 요체다. 인공지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시하여 내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능력은 누구나 연습하여 체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의 요구치는 점점 낮아질 것이다. 역시 인공지능 자체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점점 인간의 언어와 의도를 더 잘 알아차린다. 지금도 유료 버전을 구독하면 더 좋은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는 건 인공지능을 쓰기가 점점 쉬워진다는 뜻이다. 가까운 미래에 운전면허 따는 정도의 노력만 기울이면 누구나 인공지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운전이 중요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배울 필요 없듯이, 인공지능 활용능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능력은 금방 터득할 수 있다. 정리하면, 인공지능 개발 능력은 모두가 배울 필요가 없고, 인공지능 활용 능력은 힘들여 배울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문제는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쓸 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다. 인공지능 때문에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게 됐다는 것이 문제다. 어떤 신념을 형성할 기초 경험 자체가 인공지능 때문에 사라진다는 것이 문제다. 너무 쉽게 얻어진 정보들의 드러난 의미와 숨겨진 함의를 판단할 인식의 틀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이 바로 젊은 사람들이 취업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이다. 인공지능을 몰라서가 아니라 인공지능밖에 몰라서 취업을 못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쓰는 훈련이 아니라 쓰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한다. 검색엔진이나 인공지능의 필터를 거치지 않은 1차 지식을 많이 습득해야 한다. 즉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누군가 긴 시간 들여 쓴 글을 나도 긴 시간을 들여 읽으며 저자와 정신적 대화를 해야 내 사고가 깊어진다. 자기 손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회귀분석을 돌려봐야 한다.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그 함의를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익혀야 한다. 미련하게 단어를 암기하는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 돈 쓰는 외국어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겠지만 돈 버는 외국어는 대체하기 어렵다. 미묘한 어감을 이해하고 그 나라의 문화까지 통달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많이 해야 한다. 내 자아가 낯선 공간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 직접 체험해야 한다. 두리안이 무슨 맛인지 검색해서 아는 것과 먹어보고 아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교육부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과목을 늘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과목의 비중을 지키라고 권고해야 한다.

South Korea has been pushing for AI competitiveness for a decade, integrating software and AI digital textbooks into education and aiming to become a global AI leader. However, observations from the education field suggest a lack of direction in AI education. While AI development is crucial, teaching basic coding to all students is questioned, as advanced AI already excels at it, potentially making basic coding skills obsolete for non-specialists. Similarly, AI utilization skills, like prompt engineering, are becoming easier to acquire due to AI's own advancements, diminishing the need for extensive training.

The article argues that the current focus on AI in education overlooks the critical need for students to develop independent thinking and analytical skills, which are essential for navigating an information-saturated world and succeeding in the job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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