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민주주의’ 아쉬움 뒤로 [서울 말고]

📌 Diğer 📰 Hankyoreh (KR) 🕐 1 saat önce

비가 아주 많이 내린 날이었다. 빗줄기가 너무 거세 퇴근길 운전이 어려울 정도였는데 읍내 군청 사거리에서 6·3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었다. 우비를 입은 게 무색할 만큼 쏟아지는 빗속에서 선거 운동원들이 계속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이렇게 비가 많이 올 때는 후보들이 다 같이 결정해서 선거 운동을 쉬면 안 되나? 누가 먼저 결승점에 들어오는지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너 아니면 나, 이런 선택인데 같이 쉬면 문제가 없잖아”라고 말했다. 그는 별 신기한 이야기를 다 듣는다는 표정이었다. 서울에서 살 때와 달리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지방선거에 관심이 더 커졌다.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걸 알게 됐다. 단체장이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많고, 조례 하나로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다. 업무 특성상 지역에 밀착된 현안에 관한 지식과 관심이 커진 덕에 후보자의 공약이 얼마나 시의성이나 현실성이 있는지 가늠하기도 쉬워졌다. 그래서 이번 선거도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앞서 언급한 우중 유세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왜 다들 저렇게 인사를 열심히 하고 손을 흔들고 개사한 노래를 트는 것일까? 우편함에 겨우 들어갈 만큼 두툼한 선거 공보물은 왜 대개 영양가 없는 내용일까?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은 주말도 없이 매일 출근할 만큼 바쁜데, 왜 지방직 공무원은 선거 관리의 각 순간에 동원되는 걸까? 방송사는 개표방송에 쏟아붓는 돈과 열정, 아이디어를 후보자 티브이 토론회와 같은 사전 검증에는 왜 쓰지 않는 걸까? 5월은 날이 좋아 통근 길에 차창을 열고 운전을 하거나 가끔은 걸어서 다니곤 하는 계절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주요 길목마다 선거 운동을 하고 있어 창을 열지 못했다. 사무실이 공영주차장 내에 있어 벽이 얇다 보니 하루 종일 선거 음악을 듣느라 골이 울릴 지경이었다. 공약이나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오직 이름 하나에 몰두한 수많은 음악이 온종일 반복되다 보니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나기만 바라게 됐다. 그런데 이런 유세마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성의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놀랐다. 선거 공보물에는 과거 전과에 대한 후보자의 소명을 빙자한 변명이 적혀 있었다. 음주 운전이 가장 많은데 구구절절 경위를 설명한 내용 중 이해할 만한 건 없었다. 공보물을 발송하는 비용에 300억원이 넘는 세금이 쓰인다고 한다. 제작비는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코팅이나 특수 인쇄면은 재활용도 안 된다. 선거에서 세금 낭비가 한둘이 아니지만 작은 글씨 하나까지 읽은 뒤 기분이 더 나빠진 공보물은 비용이 유독 아깝게 느껴졌다. 일부 토호 세력의 배만 불리는 자의적 예산 집행 등 권한은 과도한데 브레이크 장치는 취약한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을 줄이고 권역별로 통합하자는 의견도 있다. 일부 공감한다. 양양만 해도 3선 군수가 각종 비위로 기소되어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재판 내내 사퇴하지 않아 행정 공백을 일으켰고, 군민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역일수록 행정이 관료 중심으로 흘러가기 쉬운 만큼, 지역 현실과 주민 일상에 밀접한 문제를 다루는 견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서 무작정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경북 안동에서 소수 정당인 녹색당 후보가 시의원에 당선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녹색당 창당 이래 첫 선출직 공직자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의 기초의원에서 나왔다. 선거 기간 내내 피로했고 양당 체제의 굳건함을 확인하게 되는 결과들에 허탈했기에 이 소식이 더 반가웠다.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이웃을 자처한 그가 생활 정치의 현장인 지방 의회에서 충실한 감시자로 활약하기를 부러운 마음을 담아 바란다.

Despite the significant impact of local elections on daily life, the author expresses disappointment with the current campaign practices. The article highlights concerns about the effectiveness and necessity of traditional campaigning methods, such as excessive greetings and repetitive music, especially during inclement weather. It also questions the value of campaign materials filled with excuses for past offenses and the substantial tax expenditure on their production. The author observes the extensive involvement of local civil servants in election management, contrasting it with the limited pre-election scrutiny of candidates through debates.

The piece raises critical questions about the efficiency and transparency of local election campaigns, suggesting a need for reform in how candidates engage with voters and how public funds are utilized during the electoral process.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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