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수준까지 간 고환율…장기화 땐 산업 전반 ‘비용 부담’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산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자동차·조선 등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미국 관세 부담까지 겹치며 원자재·부품·물류비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고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하더라도, 장기화할 경우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일 새벽 서울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61.5원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조선업은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선박 건조 대금을 주로 달러로 받기 때문에 원화 약세는 원화 환산 매출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다만 환헤지 여부에 따라 실제 이익 개선 폭은 달라진다. 조선사들이 선물환 등으로 미리 환율을 고정해둔 물량이 많으면 환율 상승분이 그대로 이익으로 반영되기 어렵다. 실제로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기말 환율은 올랐지만 평균환율 상승폭이 제한적이어서 환율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는 100억원 안팎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에도 고환율에 따른 수혜와 부담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주요 법인 매출은 약 138조원으로, 두 회사 합산 매출의 46% 수준이었다.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는 만큼 원화 약세가 실적에 보탬이 되는 구조다. 다만 고환율이 완성차 업체에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외 판매 차량의 보증수리 비용에 대비해 외화로 잡아둔 판매보증충당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 1분기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부품업계로 눈을 돌리면 고환율의 수혜는 더욱 희미해진다. 완성차 업체에 먼저 나타나는 환율 효과가 협력사까지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값과 미국 현지화 비용 부담이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부품업체 임원은 “미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 둔화와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더 크다”며 “미국 내 생산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현지 공장 투자비를 달러로 집행해야 해 고환율이 오히려 부담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정유업계는 원유와 나프타 등 주요 원료를 달러로 사오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1분기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와 원료 가격 반영 시차에 따른 ‘래깅 효과’가 일부 실적을 떠받쳤지만, 이는 지속적인 수익 개선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고환율로 원료 비용 부담이 커지고, 제품 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래깅 효과는 유가 등락에 따라 사라질 수 있는 부분이고, 결국 본질은 정제마진과 제품 스프레드(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라고 말했다. 고환율 부담은 소비재 업종으로도 번지고 있다. 다만, 국외 사업 비중과 수출 구조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상황이다. 오뚜기, 동서식품, 롯데웰푸드 등 내수 중심 기업은 밀, 원당, 카카오, 원두 등 핵심 원료 구매 비용 상승 압박을 받는 반면, 수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삼양식품 등은 달러 강세에 따른 국외 매출 증가 효과로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1500원 이상이 계속되면 가격 인상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치며 정면 타격을 받고 있다. 유류비와 리스료, 국외 정비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일수록 고환율 충격에 더욱 크게 노출돼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율도 최고치를 뚫고 있어 하루하루 비용 부담이 늘어,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환율이 길어질수록 부담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수출기업은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 기준으로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서는 고환율을 결국 산업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진 것이 문제”라며 “중동 지역 갈등, 미 금리 향방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단기간에 환율이 내려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The Korean Won has fallen to its lowest point against the US Dollar since the 2008 financial crisis, reaching over 1561 Won per Dollar. While this benefits some exporters by increasing their revenue when converted to Won, it also raises costs for industries reliant on imported raw materials and components. The prolonged high exchange rate is causing significant concern across various sectors, from automotive and shipbuilding to petrochemicals and consumer goods.
The sustained high exchange rate poses a significant challenge to South Korea's import-dependent industrial structure, potentially increasing costs and impacting profitability across the board.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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