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월디페 “관객이 주인공인 축제…이제 해외로 간다”
올해 20년차를 맞은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하 월디페)은 국내에서 낯설던 이디엠(EDM) 페스티벌을 대중적 야외 음악축제로 자리 잡게 한 대표 사례다. 2007년 ‘하이서울페스티벌’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울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시작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과 과천 서울랜드 등을 거치며 국내 이디엠 문화의 성장과 함께해왔다. 최근에는 일본 등 국외 진출을 통해 공연 지식재산권(IP) 수출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맙죠.”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한 식당에서 만난 김은성 비이피씨(BEPC)탄젠트 대표는 먼저 ‘감사’라는 말부터 꺼냈다. 2016년부터 축제를 이끌어온 그는 “올해가 20주년이라 특별하다기보다, 20년 동안 이 페스티벌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고 입을 뗐다.
“세계적으로도 이디엠 페스티벌은 살아남기 쉽지 않아요. 비싼 아티스트, 거대한 무대,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다 붙어 있죠. 한국에 들어온 해외 유명 페스티벌들과도 경쟁했는데, 결국 월디페가 남았어요. 그 안에서 많은 사람이 추억을 쌓고 행복했다는 게 제일 큽니다.”
오는 13~14일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에는 마시멜로, 제드, 아르민 판 뷔런, 에릭 프리즈 등 17개국 86팀이 참여한다. 트랜스, 테크노, 하드 테크노, 하우스까지 일렉트로닉 음악의 여러 흐름을 모았다. 김 대표는 “아르민 판 뷔런 같은 트랜스의 전설부터 지금 가장 주목받는 테크노 아티스트까지, 일렉트로닉 음악 신의 다양한 흐름과 세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꼽는 월디페의 정체성은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다. 그는 “아티스트만 주인공이 아니라 그날을 위해 꾸미고, 사진 찍고, 뛰어노는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페스티벌이어야 한다”며 “관객이 돈 아깝다고 느끼면 안 된다. 돈 내고 볼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만큼 관객을 우선한다”고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가장 큰 위기는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공연이 멈춘 시기, 그는 비대면 공연에 투자했고, 증강현실(AR) 등 당시 최신 기술을 끌어들였다. 그는 “코로나만이 아니라 매 순간이 위기였다”며 웃었다. 환율, 인건비, 유류비, 인구 구조 변화, 젊은 관객층 감소, 케이(K)팝 중심으로 쏠리는 음악 시장까지 페스티벌 산업을 흔드는 변수는 계속 늘고 있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실패가 될 수 있어요. 유명 아티스트 한명에게 기대는 순간 그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아티스트가 오더라도 관객들이 ‘월디페라면 간다’고 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다음 무대는 해외다. 지난해 7월 일본 진출은 김 대표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았다. 그는 “처음엔 ‘메이드 인 코리아’보다 글로벌 페스티벌로 보이고 싶었는데, 일본 젊은층에 한국은 세련된 문화로 받아들여지더라”며 “일본 관객들이 클로징쇼에서 ‘떼창’을 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형 제작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해외가 덜 두렵더라고요. 우리는 글로벌 자본과 경쟁하면서 버텼고, 그 과정에서 노하우가 쌓였어요.” 월디페는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과 라이선스 협의를 이어가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현지 아티스트를 70% 정도 써야 지속 가능하다”며 “공연은 관객과 스태프, 파트너가 함께 먹고사는 산업이다. 문화 수출이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함께 오래가는 구조”라고 상생을 강조했다.
📌 Kay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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