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육교부금 ‘20.79%’ 사수 나선 교육부…상한 두고 초과분은 기금으로
기획예산처가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산정 방식 개편을 검토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내국세 연동 유지를 목표로 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국세 연동 비율은 유지하되, 일정 상한을 둬 초과분을 교육재정안정화기금(가칭)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기획예산처의 교부금 산정 방식 개편에 맞서 내부 안을 마련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예산처와의 본격적인 논의를 앞두고 내국세 연동 비율은 현행 그대로 하되, 캡(상한)을 씌워 초과분을 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려 한다”며 “세수가 많이 걷히는 해에는 초과분을 기금으로 적립하고, 향후 추가경정예산 등이 필요한 때 해당 기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정부는 내국세 20.79%를 시·도교육청에 교부한다.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취지로, 교육교부금 제도를 처음 시행한 1972년 12.98%였던 교부율은 2019년 말 지금의 비율이 됐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 학생 수가 줄어들며 세수 증가에 따라 교육교부금을 할당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원에서 올해 71조원(추경 포함 76조원)으로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 수는 596만명에서 492만명으로 줄었다. 내년 교육교부금은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8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예산당국 안팎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연동으로 바꾸는 등의 개편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개편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국민과 함께하는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초·중등 교육을 내실화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며 “연동 구조로 인한 경직성이 갖는 한계도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경직성 예산이 교부금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교부금을 급격히 줄이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교학점제 도입, 특수교육 학생 등에 대한 정서 지원 등 새로운 교육 수요는 이미 매년 늘고 있고,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도 반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국세 연동을 없애거나 비율을 낮추면 미래 교육 수요 대비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다만 교육부도 교육교부금의 지원 범위를 유아·고등교육까지 확대하는 등 지출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선 행정부 내 조율이 첫 관문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두고 공식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개편안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시·도교육감 설득도 관건이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모인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연간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재정 손실이 발생한다”며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진보·보수 교육감을 가리지 않고 모두 교육교부금 축소에 반대하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국세 20.79% 연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이번 개편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역교육청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방안이든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바꾸려면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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