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전 의원과 동생들, ‘창원 제2산단’ 발표 전 부동산 구매 시도 의혹
김영선 전 국회의원과 두 동생 등 세 오누이가 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건설 추진되는 창원 제2국가산단의 후보지 인근 부동산을 후보지 지정 발표 직전에 샀거나 사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국가산단 지정 관련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창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환)는 8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김영선 전 국회의원과 김 전 의원의 두 동생 등에 대한 10차 공판을 열었다.
김영선 전 의원의 두 동생은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발표 41일 전인 2023년 2월3일 국가산단 후보지 인근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화천리에 있는 개인주택(땅 면적 477.9㎡)을 3억4500만원에 사기로 계약했다. 이곳은 창원 제2국가산단에서 2㎞가량 떨어진 곳으로, 국가산단이 개발되면 주거지 등 배후단지로 조성돼 땅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지역이다. 김 전 의원의 두 동생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누나로부터 받은 국가산단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동생들이 사서 비워두고 있던 이 집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4년 5월28일 국회의원실의 컴퓨터 7대와 장부 등을 옮겨 보관하기도 했다. 검찰은 같은 해 9월30일 이 집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날 공판에는 박 전 의원의 두 동생에게 부동산 구매를 주선한 박아무개(58)씨 등 공인중개사 3명이 출석해 증인 신문을 받았다. 박씨는 김영선 전 의원과 같은 교회에 다니며 1년 동안 454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김 전 의원이 지역구인 창원시 의창구의 공인중개사들로 만든 ‘의창구 부동산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김 전 의원과 친밀한 사람이다.
박씨는 “2023년 1월 서울에 사는 김 전 의원의 두 동생이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찾아와 ‘퇴직하면 창원에 귀촌해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라며 집을 구해달라고 했다. 창원시 의창구 일대 소답동, 동읍 화양리 등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북면 화천리 집을 사게 됐다”며 “2월2일 화천리 집을 추천해, 다음날 계약했다. 명태균씨에게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가 언제 발표되는지 물었더니, 2월10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전날인 2월9일 중도금을 지불했다. 후보지로 확정되면 주인이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전날 중도금을 지불한 것인데, 실제는 후보지 발표가 3월15일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계약 직전인 1월30일 김 전 의원에게 전화로 ‘동생이 창원에 집을 사려고 한다’라고 말했더니, 김 전 의원이 ‘동생에게 좋은 집을 사주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의 두 동생은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발표 당일인 3월15일 이 집의 부동산 등기를 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의원도 창원 제2국가산단 예정지에 부동산 구매를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2023년 1월 박 전 의원이 창원 제2국가산단 예정지에 부동산을 사달라고 부탁했고, 1월16일 계약금 명목으로 1천만원을 계좌로 보내왔다. 계약금으로 1천만원을 받았기 때문에 1억원 이내에서 사야겠다고 생각해, 그 돈에 맞춰 조그만 부동산을 알아봤다”며 “북면 지개리 쪽 토지를 봤는데, 현장에 가보니 경사가 심하고 땅 주인이 욕심을 더 내서 사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알아봤지만, 1억원 이내로 살 수 있는 땅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박 전 의원은 그 이전에도 임야나 창고, 커피숍 할만한 곳을 사달라고 했다. 창원 제2국가산단 예정지 내 임야와 논 등을 알아봤다”며 “그렇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동생들 변호인이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샀다면 국가산단 예정지 안에 땅을 샀지 않겠느냐”고 묻자, 박씨는 “그렇지 않다.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되면 토지거래가 제한되고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보다 국가산단의 배후단지가 조성될 바깥쪽이 더 좋다. 물론 가진 돈이 많았으면 더 좋은 땅을 샀겠지만, 가진 돈이 그뿐이었다. 이왕이면 투자 가치도 있는 땅을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는 창원시 의창구 퇴촌동 창원대 뒤쪽 12만평(40만2438㎡), 창원시 북면 220만평(726만6700㎡), 북면 220만평과 창원시 대산면 제동리 75만평(248만4371㎡) 등 위치와 규모의 변화를 겪다가, 최종적으로 2023년 3월15일 창원시 의창구 북면·동읍 일대 103만평(339만㎡)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발표 이후 폐광산 존재가 뒤늦게 확인되면서, 지난해 2월 국가·지역전략사업 선정 발표 때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폐광산 영향 범위 등을 제외하고 국토교통부에 재심의를 신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연말 재심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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